간사랑동우회 홈페이지에 최근 몇 달동안 새로운 약 이름이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반명으로는 테노포비어(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상품명으로는 비리어드(Viread®)라고 불리는 약입니다. 

 

테노포비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이미 간사랑동우회에 있습니다. 2008년 3월 간사랑동우회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약에 대한 설명이 보다 구체화되었는데 ‘준비중인 신약’의 하나로 소개되었습니다. 

 

테노포비어는 2008년 8월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로부터 만성B형간염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목  차 

1) 두 번째 누클레오사이드 유사체

2) 강한 바이러스 억제 능력

3) 검증된 안전성

4) 가격

5) 그 밖의 좋은 임상자료

6) 그러나…




  

1. 두 번째 누클레오타이드 유사체


먹 는 B형간염치료제는 크게 누클레오사이드 유사체와 누클레오타이드 유사체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누클레오사이드 유사체에는 제픽스, 바라크루드, 레보비르, 세비보 등이 있고 누클레오타이드유사체에는 헵세라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같 은 그룹의 약에는 교차내성(한 가지 약의 내성이 다른 약의 내성에 영향을 미침)이 있지만 다른 그룹의 약과는 교차내성이 없습니다(실재로 조금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픽스, 바라크루드, 레보비르에 내성이 생기면 헵세라를 쓰고 있습니다. 또 두 가지 약을 함께 먹을 때 두 그룹에서 각각 하나의 약을 쓰고 있습니다. 결국 헵세라와 다른 하나의 약을 쓰게 됩니다. 

 

테노포비어는 누클레오타이드 유사체입니다. 누클레오타이드 유사체로 새로운 약이 추가된다는 것은 무척 의미있는 소식입니다.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nucleoside 유사체

  • 라미부딘(lamivudine), 상품명-제픽스, GSK
  • 엔테카비어(Entecavir), 상품명-바라크루드, BMS
  • 클레부딘(Clevudine), 상품명-레보비르, 부광
  • 텔비부딘(Telbivudine), 상품명-세비보, 노바티스
  • 엠트리시타빈(Emtricitabine), 미출시, Gilead

 

nucleotide 유사체

  • 아데포비어 디피복실(Adefovir depivoxil),
    상품명-헵세라, GSK / Gilead
  • 테노포비어(Tenofovir), 국내 미출시, Gilead

 



 

 

2. 강한 바이러스 억제 능력


테 노포비어는 헵세라를 개량한 약입니다. 헵세라는 낮은 내성률과 유일한 누클레오사이드 유사체라는 이유로 많이 사용되는 약입니다. 미국에서는 만성B형간염치료제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이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첫 번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헵세라는 단점도 여럿 있습니다. 

신장에 부담을 준다는 것과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헵세라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신독성이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다행히 실재 처방에서 새롭게 신독성이 나타난 환자는 없었지만 이미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처방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헵세라는 10mg을 쓰고 있습니다. 임상시험 때는 30mg을 썼지만 신독성 때문에 용량을 낮췄습니다. 

실재로 헵세라는 지금까지 나와 있는 항바이러스제 가운데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가장 떨어집니다. 내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도 이 지나치게 낮은 바이러스 억제 능력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테노포비어는 헵세라의 신독성을 제거해 고용량을 쓸 수 있게 한 약입니다. 산술적으로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테노포비어는 헵세라와 비슷한 성분을 300mg 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매우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능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테 노포비어와 헵세라의 비교 임상시험을 보면 바이러스의 증식도가 높은(1백만copies/mL 이상) e항원 양성 만성B형간염환자 266명에게 테노포비어와 헵세라를 각각 48주간 투여했더니 바이러스가 400copies/mL 이하로 내려간 비율이 헵세라는 13%인데 반해 테노포비어는 76%였습니다. 또 헵세라를 복용하던 환자가 테노포비어로 약을 바꾸었을 때도 바이러스 억제가 잘 되었습니다. 

 

 

 

 

 

다만 e항원 혈청전환율을 테노포비어 21%, 헵세라 18%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과가 나빠보이지만 상대적으로 HBV DNA가 높은 환자들이었고 다른 약들도 e항원혈청전환율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현 재 나와 있는 약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능력을 보여주는 약은 바라크루드인데 바라크루드와 테노포비어를 직접 비교한 자료를 보지 못했습니다만 이들 두 약의 바이러스 억제 능력은 차이가 없거나 테노포비어가 보다 잘 억제하는 것 같습니다.

 

 

3. 검증된 안전성


작 년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가 새롭게 출시되면서 올해 가장 논란이 된 것 가운데 하나가 ‘왜 외국에서는 잘안쓰는 제픽스를 한국에서는 가장 많이 쓰느냐’였습니다. 그 이유로 지적된 것이 제픽스의 낮은 가격과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의 국내 임상자료가 부족하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바라크루드는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발암성이, 레보비르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쓰여 허가를 위한 소수의 임상심험을 제외하고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테노포비어는 2001년부터 HIV감염(에이즈바이러스 감염)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 가운데 하나입니다. 수 십 만명 이상이 몇 년째 먹는 약이라는 얘기이고 이 과정에서 신독성을 포함한 중요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4. 가 격

테노포비어가 헵세라를 개량한, 보다 강력한 항바이러스제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테노포비어가 헵세라보다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실텐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테노포비어가 더 저렴합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HIV감염 치료제에 여러 혜택이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Drugstore.com 의 가격을 보면 테노포비어는 헵세라보다 22% 더 저렴합니다.
테노포비어 1정 $23.54 / 헵세라 1정 $30.29

한국에서도 이런 가격차가 그대로 유지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헵세라보다 많이 비쌀 것 같지는 않습니다. 


5. 그 밖의 좋은 임상자료

테노포비어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년간의 임상시험 중 내성환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 e항원양성 만성B형간염환자의 6%에서 s항원이 음성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다른 자료를 보면 48주간 테노포비어를 사용한 환자의 3%에서 s항원이 음성이 되었고 64주 사용에서는 5%로 증가하였습니다. 또 2%에서는 s항체까지 생겼습니다.
다만 s항원 소실, s항원 혈청전환이 인종에 따라, B형간염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따라 어떻게 달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의 임상자료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6. 그러나

테노포비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적의 신약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테노포비어가 나온다고 해도 현재의 만성B형간염치료의 일반적인 과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보다 적은 환자들이 내성을 경험하게 되고 보다 많은 환자들이 더 빨리 약을 끊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기존의 약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약을 바꾸거나 추가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테포보비어가 언제 한국에 정식으로 출시될 지가 궁금하실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빠른 시일 내에 국내허가를 받고 보험적용이 되어 출시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테노포비어를 만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는 한국에 영업망이 없습니다. 이 회사가 만든 또다른 B형간염치료제인 헵세라®는 GSK가 판매하고 있고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는 한국로슈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테노포비어도 한국에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에서 판매할 것 같은데 아직 어느 회사가 수입판매할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소문에 의하면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내 수입이 결정되고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보험등재라는 험난한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2006년 12월 경제성평가를 통해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난 약만 선별적으로 보험등재 한다는 약제비 적정화방안이 시행되었습니다.
약 제비적정화 방안이 시행된 이후 새롭게 보험등재 되는 약의 수가 뚜렷이 감소했습니다. 시행이후 보험등재된 항암제는 2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또 B형간염치료제인 세비보처럼 협상이 결렬되어 허가는 받았지만 보험등재가 되지 않아 실재 판매가 안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보험등재에 소요되는 기간도 길어졌습니다. 과거에는 보험등재에 소요되는 기간이 150일이었지만 현재는 240일~270일이 소요됩니다. 이 기간이 근무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재로는 1년 이상이 걸립니다.
즉 지금 당장 수입을 결정해도 환자들이 이 약을 처방받기 위해서는 1년반에서 2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지금도 일부 환자들은 테노포비어를 쓰고 있습니다. 제픽스, 헵세라, 바라크루드 모두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테노포비어를 포함한 병용요법(바라크루드와 테노포비어를 함께 먹는 것과 같은)이나 테노포비어 단독 요법을 하는 병원도 있습니다. 이때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 테노포비어를 구입해야 하는데 가격이 꽤 비쌉니다. 30정 1병이 110만원이라고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환율 변동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습니다. 한국희귀의약품센터 사진 속 테노포비어에는 549,100원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http://www.kodc.or.kr/cmed/cmed111.asp?code=000095

 

그러니…
아직은 테노포비어 때문에 기존의 약을 바꾸려거나 이 약이 나올 날을 기다리지 마세요. 언제가 될지 모릅니다.
이 약의 판매가 시급하다고 생각되는 환자분들은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에 빠른 허가를 촉구하는 이메일 등을 보내세요.

 

  길리어드 홈페이지(링크), 길리어드의 테노포비어 홈페이지(링크)

 

시급하지 않은 분들은 앞으로 꽤 쓸만한 대안이 하나 더 나온다는 점만 마음에 담아두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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