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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1. 

50대로 생각되는 목소리의 남자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만성B형간염보유자이었는데 1년 전쯤 HBsAg이 음성이 되고 HBsAb가 양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HBsAg이 음성이면 B형간염보유자가 아니고 HBsAb가 양성이면 B형간염에 면역이 있어 더 이상 B형간염보유자가 될 수 없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HBsAb가 다시 음성이 되어서 걱정이 되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에게 전화를 주신 이유는 HBsAb를 양성으로 만들기 위해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지, 다시 HBsAg이 양성이 될 수도 있는지를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랜 기간 만성B형간염보유자였던 분에서 HBsAg이 소실되거나 혈청전환 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블로그에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만성B형간염보유자에서 HBsAg이 음성이 되더라도 간암의 위험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B형간염보유자일 때와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검사는 해야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을 전화로 한참 설명 드렸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끊을 때 대반전!!
전화주신 분이 개원한 의사라고 자기 소개를 하시네요...
순간 급 당황해서... 이야기 한 내용 중에 잘못한 것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의사라는 말씀을 미리 해주셨으면 거기에 맞게 말씀을 드렸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관련 논문도 급히 알려드렸구요... 

이러시면 안됩니다..... -_-


ps. 제가 의사선생님보다 많이 알아서 전화를 주셨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 말씀드리면.. 그건 아니구요.. 최신 의견을 접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서 전화주셨을 거에요... 직접 자료를 찾으시면 저보다 훨씬 빨리 찾으실 수 있으실 것이고 당연히 저보다 쉽게 내용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전화 2. 

지하철에서 무게가 나가는 가방을 들고 서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급하지 않으면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시는 것을... 사실은 좀 귀찮았지만 그냥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 주신 분은 모 식품회사 인사과에서 일하시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직원을 한 명 채용했는데 B형간염보유자라서 이것저것 알아보기 위해서 전화를 주셨다고 했어요...

궁금해 하시는 것은 
B형간염의 전염성이 어떤지... 업무를 통해 타인에게 전염시킬 우려가 있는지, 활동성/비활동성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였습니다. 
아래처럼 말씀을 드렸습니다. 
  • e항원을 기준으로 활동성/비활동성을 나누는 것은 의학적인 근거가 있지 않다.
  • e항원 유무에 따라 전염경로는 다르지 않다. 다만 전염가능한 접촉을 했을 때 전염가능성이 다르다.
  • 일상생활에서는 전염 가능한 접촉이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 법적으로 B형간염보유자가 일할 수 없는 곳은 없다(특히 식품위생법과 전염병예방법).
  • 업무 중 B형간염이 악화되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않는다. 

취업을 앞둔 많은 B형간염보유자들이 신체검사과정을 걱정합니다. 
회사에서 문제를 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분들은 지레 입사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화를 주신 분처럼 회사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은 B형간염이 어떤 병인지 잘 모릅니다. 
위에 말씀드린 내용은 B형간염보유자들 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담당자가 이런 내용을 충분히 알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알면 문제를 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담당자에게 설명해줘야 합니다. 
전화를 주신 분처럼 회사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알려고 노력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누가 이런 일을 해야할까요??
바로 지원한 B형간염보유자 당사자가 해야 합니다. 

안 그런 곳도 있지만 이처럼 과학적인 근거와 법률상 문제가 없다면 채용하려는 회사도 많이 있습니다. 


아주 가끔 회사 인사담당자가 전화를 주는 일이 있는데요.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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