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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보유자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 수칙은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간염과 간암의 조기발견, 적절한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검사를 병원이 아니라 보건소나 건강검진센터에서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병원에 아는 사람이 있어 검사결과만 받아 본다는 분이 연락을 주시기도 했어요. 이런 분들이 그렇게 드물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검사는 결과를 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검사에 대한 의학적인 판단이 더 중요해요...

보건소와 건강검진센터에도 의사선생님이 있습니다만 이분들은 아무래도 간염에 대한 경험지식이 소화기내과전문의보다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묻는 분들도 계신데요. 어떤 검사를, 얼마의 간격으로 할 것인지도 의학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의사선생님이 알아서 정해주십니다. 





병원에서 검사결과를 받아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결과를 인터넷에 올려 의견을 묻기도 하시죠. 
그러면 검사결과를 출력해서 받지 못하신 분이나 심지어 구체적인 '수치 등'을 의사에게 듣지 못한 분들은 크게 손해본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왜 어떤 의사선생님들은 결과를 출력해주지도 않고 구체적인 수치도 불러주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 많은 경우 그것이 환자가 결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안되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검사결과지는 충분한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없는 종이일 뿐입니다. 잘 못 이해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는 문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항목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 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중요하게 봐야하는 검사항목도 다르구요. 환자의 다른 병이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같은 검사라고 하더라도 검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오류 가능성도 따져 봐야 합니다. 한 번의 결과가 아닌 장기간의 추이를 보는 것이 중요할 때도 많습니다. 

결과를 주는 것 보다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주치의겠죠) 결과를 해석하고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대형병원이나 작은 병의원 일부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거나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보죠... 
어떤 사람이 프랑스어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저는 프랑스어를 하지 못해요. 
문자 하나하나는 알아볼 수 있습니다. 사전을 뒤져가며 해석 해볼 수는 있을 거에요. 
프랑스어를 전혀 공부해본적 없는 사람이 사전만 보고 제대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오역을 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 보다는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번역을 부탁하거나 읽고 내용을 요약해 달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법입니다. 





오늘 기사를 보니 대한한의사협회장님이 한의사들에게도 의료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한다는 기자회견을 하셨다고 합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한의사는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CT, MRI 등을 할 수 없습니다. 
회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네요. 

그는 특히 “초음파의 경우 어군탐지기를 통해 어부들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의사만 눈 가리고 귀 막고 진료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하며 “현대 문명의 이기는 모두가 공유해서 국민의 건강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기 위한 수련과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한의대 교육과정에 양방 생리, 방사선, 임상병리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의과대학에 비해 학점이 낮고 원론적인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한의사 국시에서 이 부분에 대한 출제문제도 원론적인 것이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그는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상시적인 보수교육 체계를 준비 중이며 학회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 한의사도 어군 탐지를 위해 초음파를 쓸 수 있습니다. (어부들이 반대할까요? )
진단방사선과 전문의도 어군 탐지를 위해 초음파를 쓰려면 공부를 해야 합니다. 물고기떼를 찾는 것은 진단방사선과 교수보다 어부가 더 잘해요. 
배위에서 초음파를 한다고 다 물고기떼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로 가야 물고기떼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지 알아야 하구요. 영상에 찍힌 물고기떼가 어떤 어종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지금 그물을 던질 것인지, 기다렸다 던질 것인지도 판단해야 하고 
어쩌면 이 물고기떼가 아니라 다른 물고기떼를 쫒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조업제한 기간인지, 조업제한 구역인지도 가려야 하죠. 잡음과 물고기를 구분하는 기술도 있어야 합니다. 

선주가 제 정신이라면 초음파를 아주 잘 다루는 진단방사선과 교수에게 배를 맡기지는 않을 겁니다. 경제적인 손해를 볼 수도 있고 심하면 행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어군 탐지용 소나와 의료용 초음파가 비교 가능한 기계이기는 한가요??)

초음파나 CT, MRI를 하겠다고 하기 전에 검사결과에 대한 한의학적 해석의 합의를 먼저 만드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요? 초음파, CT, MRI에 대한 한의학 교과서라도 만든 후에, 아니 논문이라도 나온 후에 주장할 내용입니다. 지금도 한방대학병원에서 연구목적으로 초음파, CT, MRI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한의사의 자의적인 검사결과 해석'으로 허위과장광고를 한 건에 대해 송사에 휘말린 저로서는 대한한의사협회장님의 말씀이 그리 와닿지 않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편강세한의원(현 서울한의원)의 광고에 심의필을 내주었는데요. 만성B형간염보유자에서 HBsAg이 그대로 인채 HBsAb가 상승한 것이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의사협회가 한의학적으로 설명한다면 혈액검사를 허가해도 되겠네요... 

관련 기사 : 한의협, 진단기기·의료기사 지도권 허용 주장. 청년의사신문. 2010/04/27.
                [사설] 편강세한의원 사건의 의미. 청년의사신문. 2010/04/19.
관련 포스트 : 정말 화가 납니다. - 한의원의 허위, 과장광고. 늑대별의이글루. 2008/11/02.






해석할 수 없다면 
해석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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