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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인협회지인 '나눔공간' 7월호 기고한 글입니다)

B형간염은 간경변증, 간암 등 우리나라의 중증 간질환의 가장 큰 원인(약 75%)이다. 간암은 암 사망률 중 두 번째, 간질환(대부분이 간경변증)은 전체 사망률 중 8번째(2007년 통계청)를 차지하고 있으며 간질환은 단일 장기 질환으로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사망원인이 되고 있다(10만명 당 37.6명. 2007년 통계청). 
그러나 지난 15년 간 간질환 사망자는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10만명당 29.2명에서 14.9명으로-1994년vs.2007년) 간암의 5년 생존율은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에서 21%로-93~95년vs.03~07년).
 

 

간질환 사망자는 10대 사망원인 가운데 가장 빠르게 줄어들었으며 간암 5년 생존율은 10대 암 가운데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이렇게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빠르게 줄어든 것은 질병의 조기 진단, 치료기술의 발달, 간이식 수술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 만성B형간염의 항바이러스 치료를 빼 놓을 수 없다. 

1999년까지 만성B형간염치료제는 인터페론 알파가 유일했다. 주 3회 주사하는 인터페론 알파는 사용이 번거롭고, 부작용이 심하고, 치료 성공률이 채 20%가 되지 않아 많이 쓰이지 못했다. 또한 당시에는 매우 고가의 약이었고 중증 간경변증 환자는 쓸 수 없는 제한 점이 있었다. 


최초의 먹는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부딘(상품명 : 제픽스)은 1995년부터 HIV감염(에이즈) 치료제로 쓰이던 약이었으나 만성B형간염에도 효과가 증명되어  만성B형간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이후 아데포비어 디피복실(상품명 : 헵세라, 2004년), 엔테카이버(상품명 : 바라크루드2006년), 클레부딘(상품명 : 레보비르, 2006년), 텔비부딘(상품명 : 세비보, 2006년)가 출시되었으며 테노포비어(상품명 : 비리어드)가 2008년에 미국에서 허가를 받고 국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B형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B형간염바이러스로 인한 간손상을 막아 주어 간경변증으로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은 비가역적(되돌릴 수 없는)이라고 여겨졌으나 장기간 항바이러스제를 쓴 환자의 절반 이상은 일부나마 간이 회복된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이러한 항바이러스제의 효과는 때로는 매우 극적으로 나타나는데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기능의 향상, 복수등의 합병증이 완화되어 이식 대기기간이 길어졌다는 보고도 많다. 

또한 간암환자의 80% 정도가 간경변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간경변증의 진행을 막는 것은 간암의 발병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항바이러스 치료는 B형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이 많고 간에 염증, 괴사가 있는 만성B형간염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검사에서는 HBV DNA가 100,000copies/mL 이상이고 AST/ALT가 정상의 두 배(80IU/L) 이상으로 나타나는 만성B형간염 환자이다. 또한 이렇게 AST/ALT가 상승하더라도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3-6개월 경과 관찰 후에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경과관찰을 하는 이유는 치료 없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황달을 동반할 때는 즉각적으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했을 때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은 HBV DNA가 낮고 ALT가 높은 환자들이다. 여러 연구들을 보면 ALT가 200IU/L 이상일 때 80-200 IU/L 사이 또는 80 IU/L 이하일 때보다 효과가 좋게 나타났다. 
HBV DNA가 낮다는 것은 제거해야 할 B형간염바이러스의 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하고 AST/ALT가 높다는 것은 면역세포가 B형간염바이러스를 보다 격렬히 제거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HBV DNA 가 낮고 ALT가 낮은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더 좋은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의 보험급여 기준에서 일정 정도 이상의 ALT 상승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 이유는 AST/ALT가 낮을 때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치료 성공률이 낮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데 먹는 항바이러스제는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내성이 생길 수 밖에 없어 내성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도 있다. 또 AST/ALT가 낮을 때는 일반적으로 간손상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이 기준을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미 간경변증이 꽤 진행한 환자는 AST/ALT가 잘 상승하지 않는다. 간의 실제 크기가 줄어 있고 정상 간세포도 많이 남아있지 않아 간손상이 있더라도 AST/ALT 상승이 적고 또 같은 간손상이 있더라도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대한간학회는 대상성간경변증 환자(증상이 없는 간경변증 환자)는 HBV DNA가 10,000copies/mL 이상일 때, AST/ALT는 정상(40IU/L)을 넘으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비대상성간경변증 환자(복수, 황달 등의 증상이 있는 간경변증 환자)는 HBV DNA가 검출된다면 AST/ALT에 상관없이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만성B형간염보유자에서 간암이 발병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대상성간경변증에서 항바이러스제(제픽스) 복용이 간암발병을 절반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2004년 이미 발표되었다. 
 


또한 간암치료 후 항바이러스 치료가 간암의 재발률을 낮춰준다는 연구도 있었다. 
 


간암환자 모두가 HBV DNA가 100,000copeis/mL 이상이고 AST/ALT가 80IU/L을 넘지는 않는다. 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이라고 해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다. 

전체 간이식의 79%(1993~2003년 서울대학교병원의 경우)는 B형간염이 원인인 간경변증, 간암환자이다. B형간염환자가 간이식을 받게 되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이것은 B형간염의 재발 가능성을 높인다. 면역글로불린과 항바이러스제의 병용 또는 면역글로불린 접종으로 B형간염의 재발을 막고 있으나 국내 4개 간이식 가능한 의료기관들의 경우 6.6%에서 간이식 후 B형간염의 재발이 있었으며 재발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5.3이었다. 이식 후 5년에는 19.3%에서 B형간염의 재발이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B형간염이 재발하게 되면 면역글로불린 사용을 중단하며 항바이러스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간이식 환자가 B형간염이 재발할 때는 HBV DNA 100,000copeis/mL, AST/ALT 80IU/L이상일 때까지 기다렸다 치료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또 시작할 때 보험급여를 받지 못하면 평생 보험급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비용은 매우 크며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약은 암등록사업, 중증질환등록사업, 본인부담상한제의 혜택도 보지 못한다. 즉 약값의 전체를 환자가 모두 내야하며 진료비 경감을 위한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간이식인은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치료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내성이 적은 약을 써야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 나와 있는 항바이러스제 가운데 가장 내성이 적은 약은 바라크루드이며 바라크루드0.5mg은 간이식인이 B형간염치료 목적으로 쓸 때는 HBV DNA, AST/ALT에 상관없이 보험적용이 된다. 또 급여 기간도 제한이 없다. 
그러나 이식 전 또는 이식 후라도 제픽스나 레보비르에 내성이 있어 헵세라 또는 바라크루드 1mg을 써야할 때는 HBV DNA나 AST/ALT에 관계 없이 보험급여가 되지만 보험급여 기간은 1년으로 제한된다. 

제픽스, 바라크루드0.5mg, 레보비르, 세비보 등에 내성이 있었던 간이식인에서 B형간염이 재발했을 때는 간이식인을 위한 별도의 급여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만성B형간염보유자와 같은 기준으로 급여 기준이 적용된다. HBV DNA가 100,000copies/mL를 넘어야 급여가 가능하다. 또 3년까지는 약값의 30%를 부담해야 하고 3년이 지나면 약값의 약 7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HBV DNA가 100,000copies/mL를 넘지 않으면 급여가 되지 않으며 이후 보험급여가 될 수 없다. 

간질환은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간암에 의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2조4천5백억원으로 사회적 비용이 가장 높은 암이다. 간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대부분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인한 조기 사망 때문에 발생하는데 간암은 30대, 40대, 50대 사망률 1위의 암이다.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진행을 막고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간염단계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과 간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정기적인 검사(복부 초음파와 AFP검사)를 최소 6개월 간격으로 받는 것이다. 그러나 중증 간질환의 가장 큰 원인인 만성B형간염의 치료는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충분하지 않다. 만성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적용 기간에 재한이 있고 두 가지 약을 병용했을 때 한 가지 약만 보험적용 된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모든 B형, C형간염보유자와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 조기 진단을 위해 최소 6개월 간격으로 복부 초음파와 AFP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정작 복부 초음파는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다. 
현재의 만성B형간염치료제들의 보험급여 기준은 일정 정도 이상의 HBV DNA와 AST/ALT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것은 간경변증, 간암환자와 간이식인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하다. 중증 간질환 환자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질병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보험급여 기준의 몇몇 내용은 곧 개선이 예정되어 있다. 2010년 10월 항바이러스제의 보험급여 기간이 폐지될 예정이며 2013년 복부 초음파 검사가 보험급여될 예정이다. 그러나 중증 간질환 환자에서 HBV DNA와 AST/ALT 기준 완화 등 아직 더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간질환 치료의 보험급여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며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여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 의료비를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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