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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Daum의 메인에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발표한 자료로 약값에 대한 내용입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상위 30개 약들 대부분이 선진7개국 약값보다 비싸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사에 나온 이미지를 보니 좀 이상합니다. 

기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국소비자는 봉? 제약사들 약값 바가지!

손 의원에 따르면 2005~2009년 동안 약제비 청구금액 상위 30개 의약품의 가격을 외국약가와 비교해본 결과, 해외에 판매되지 않는 4개 의약품을 제외한 26개 의약품이 선진국들보다 비싸게 판매됐다.

30개 의약품 중 26개 의약품이 선진국보다 비싸다고 했죠. 
기사에 나온 표를 보시고 직접 세어 보세요.... 

(제픽스와 헵세라는 외국에 비해 많이 싸네요. 그간 비싸다는 이유로 보험급여를 제한한 건 도대체 무슨 근거인지... 그리고 헵세라는 10월 1일 가격인하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바라크루드는 비교적 최근에 나와 포함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네. 12개가 더 비쌉니다. 
14개는 더 싸네요.... 

손숙미 의원이 지적한대로 선진7개국(A7)의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말은 일부 동의합니다만.....

◇손숙미 의원, 제약사 직·간접 로비 의혹…약가재평가 투명해야 

비교 대상이 됐던 A7국가들의 2009년 1인당 국민 총소득(GNI)는 한국보다 2~3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약가재평가과정에서 제약사들의 직·간접적 로비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손숙미 의원은 “약가재평가과정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약값을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품의 가격이 항상 국민소득에 비례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삶에 필수적인 쌀이나 밀의 가격을 선진국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강제로 내린다면 농민들이 쉽게 이해할까요? 왜 싼 미국쌀을 수입하지 않죠? 
쌀이나 밀의 가격이 중국이나 동남아보다 별로 비싸지 않다는 이유로 강제로 올린다면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일까요? 



설마... 국회의원이 저런 일방적인 주장을 할까 싶어 손숙미 의원의 홈페이지를 가봤습니다. 

역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그렇게 단순한 사람은 아닙니다. 


첫번째 글은 위 기사에서 소개된 내용입니다. 
두번째 글은 카피약(= 복제약, 제네릭)의 가격이 비싸다는 내용이네요. 
약가가 높다는 내용을 다루려면 주로 다국적제약회사가 만드는 오리지널약과 주로 국내제약회사가 만드는 복제약을 함께 다루는 것이 공평합니다. 둘 다 지적할 내용이 있으니까요. 

먼저 손숙미 의원 홈페이지에서 오리지널 약가가 비싸다는 자료를 보겠습니다. 기사와 좀 차이가 있어요. 

2005~2009년 동안 약제비 청구금액 상위 30개 의약품의 가격을 외국약가와 비교해본 결과, 해
외에 판매되지 않는 4개 의약품을 제외한 26개 의약품이 선진국들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경우
가 있는 것
으로 나타났음


딱 한 문구가 빠지면서 오보가 되었습니다. '비싸게 판매되는 경우가 있는 것''비싸게 판매 됐다'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손숙미 의원의 발표 자료에도 약가재평가 과정에서 제약사들의 로비 가능성을 언급한 내용이 있습니다. 

또한 약가재평가과정에서 제약사들의 직?간접적 로비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음. 

손숙미 의원의 해당 자료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더 보기'를 클릭하세요. 

한국소비자는 봉? 약값 선진국보다 비싸! [2010.10.19]



그럼 제네릭 가격이 높다는 내용도 볼까요. 

오리지날 의약품보다 2.76배 비싼 카피약! [2010.10.19]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카피약이 나오게 되는데 
카피약의 가격은 오리지널 약의 가격에 연동해서 결정된다. 
실거래가 조사를 통해 약가를 인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오리지널 약가가 내려가도 카피약의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오리지널 보다 비싼 카피약이 있기도 하다. 무려 53개 품목.
이중에는 오리지널보다 2.76배 비싼 카피약도 있다. 
53개 중 30개 품목은 카피약이 더 비싼데 오히려 더 잘  팔린다. 
어떤 품목은 254배가 더 팔린다. 

이 글도 리베이트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
정황만으로 로비, 리베이트를 언급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기자들은 왜 외국에 비해 카피약이 비싸다는 기사는 내지 않은 건가요? 손숙미 의원이나 기사처럼 '국내 제약회사에 불리한 내용을 기사화하지 않은 것을 보니 혹시 기자가 국내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것은 아니냐''라고 하면 되는 건가요? 
'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를 궁지로 몰기 위해 기자가 고의로 오타를 낸 건 아니냐'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약제 재평가가 그리 쉬운 일인가요? 지난 정권부터 시행해온 약제비적정화방안은 사실상 정부도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만족하는 평가기준을 만들지 못하겠다는 이유입니다. 
국회의원이시면 적절한 약가 재평가 방안을 마련해라 보다는 적절한 약가 재평가 방안을 직접 만드는 것이 더 의미있어 보입니다. 사실 약가 평가 방법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10년째 오가는 얘기이잖아요... 


덧붙여서
위 기사는 오늘자 국민일보와 메디컬투데이에 보도 되었습니다. 
두 기사의 내용은 똑 같습니다. 
손숙미 의원이 국민일보와 메디컬투데이에만 보도자료를 보냈을 수도 있고 
전문지인 메디컬투데이에 실린 기사를 국민일보가 그대로 가져왔을 수도 있습니다(전문지와 종합일간지가 기사를 공유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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