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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는 남자 그리고 암-간암편이 방송되었습니다. 

방송이 나간 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간장약인 우루사를 만드는 대웅제약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여러 매체에도 동일한 기사를 내보냈고, 같은 이미지를 쓰고, 한 매체에서 동일한 기사를 반복해서 싣는 것은 해당 회사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간 기사가 이런 내용들이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UDCA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소개한 30여 개의 기사 목록을 보시려면 '더 보기'를 클릭하세요. 


남자의 자격 방송 전 보도에는 고용량 UDCA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만 
남자의 자격 방송 후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중년 남성의 중요한 질환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우루사의 주 성분인 UDCA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사에서 소개된 효과는

기사에는 Ratziu박사의 연구를 인용했는데요.

이 연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에게 고용량의 UDCA를 12개월 투약했습니다. UDCA를 먹는 환자와 가짜약을 먹는 환자를 비교했으며, 임상대상이 되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 진짜약을 먹는지, 가짜약을 먹는지 알지 못했습니다(이중맹검). 
이 연구에서는 두 집단의 결과에 뚜렷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UDCA를 먹은 환자들에서 간수치(ALT)가 더 많이 내려갔으며, ALT가 정상화 된 환자의 비율도 더 높았습니다(25% vs. 5%)


2009년 4월 발표가 최신 연구 결과? 
 
2011년 1월 13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고용량 UDCA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효과가 있다는 '유럽간학회에 발표된 최근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만 실제 그 논문은 2009년 4월 22~26일 있었던 유럽간학회에 발표되었습니다. 최신 연구 결과는 아닌 것이죠. 

연구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Ratziu V, Ledinghen VD, Oberti F, Mathurin P, Wartelle-bladou C, Renou C, et al. A multicentric, double blind, randomised-controlled trial (RCT) of high dose ursodexycholic acid in patient with non-alcoholic steato-hepatitis(NASH) [Abstract]. J Hepatol 2009;50;S21.


소개된 연구처럼 복용하려면 우루사연질캡슐을 하루에 40알을 먹어야 합니다

위 연구에서는 30mg/kg/day로 UDCA를 투여했습니다. 체중 70kg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2100mg을 먹은 것이죠. 
위 사진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웅제약의 우루사 연질캡슐은 50mg입니다. 즉 우루사 연질캡슐을 하루 40알이상먹어야 Ratziu 박사의 연구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루사 연질캡슐의 하루 복용량은 3캡슐입니다. 하루 150mg인거죠. 
가장 광고를 많이 하는 복합 우루사 캡슐은 25mg이고  하루 2캡슐 복용입니다. (하루 50mg)
여성용으로 나온 알파 우루사 연질캡슐도 50mg, 하루 3캡슐 복용입니다. (하루 150mg)

이들 약에는 UDCA이외에 비타민B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다량 복용할 수 없습니다. 

고용량 UDCA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 환자는 UDCA를 13~15mg/kg 복용하는 것이 표준 치료입니다(70kg 성인은 하루 910~1050mg). 이 환자들이 복용하는 것은 '우루사정'으로 100mg, 200mg, 300mg 용량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약은 전문의약품입니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습니다. 


70kg 성인이 하루에 먹어야할(?) 우루사연질캡슐 42개...


26년 동안 '간질환은 우루사'라고 생각했는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대한 효과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대웅제약 우루사는 1984년 5월 1일 첫 광고가 나갔다고 합니다. 

관련 포스트 : 스토리 텔링 마케팅 선구자, 우루사 브랜드 런칭 히스토리 
                   http://blog.naver.com/msp3441/40119835222

이후 26년 동안 대표적인 간장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비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효과는 아직 증명된 적이 없고 이제야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왜 먹은거죠? 
이번 임상을 통해 향후 UDCA가 세계 최초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로 인증 받을 수 있음을 제시했다.
(기사 내용 중에서...)


2010년에 발표된 고용량 UDCA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고용량 UDCA도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Ratziu박사의 연구가 발표된 다음 해인 2010년 미국간학회에는 Ratziu박사와는 반대되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Ratziu와 마찬가지로 이중맹검을 통해 고용량의 UDCA와 가짜약의 효과를 비교했습니다. 
투여한 양은 조금 적어서 23-28mg/kg/day를 투여했습니다. 70kg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1610mg~1960mg을 복용한 것이죠. 
이 연구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고용량의 UDCA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환자에서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간조직 소견을 개선하는데 실패했다. 

감마GT를 제외하면 혈액검사상의 차이도 없었다고 합니다.



간질환의 주 원인은 지방간이 아니다

기사에도 나온 것처럼 최근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간암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중증 간질환 환자의 80-90%는 B형간염바이러스와 C형간염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 되어 간질환이 생깁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쉽게 풀어 과체중에 의한 간질환입니다)이 전체 간질환에서 그렇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내용은 좀 과장된 느낌인데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간암으로 전혀 진행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만 극히 희귀한 경우입니다. 
◆지방간은 모든 간질환의 시작= 잦은 음주 또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지방이 간에 축적돼 간 무게의 5-10% 이상 차지하면 지방간이라고 말한다. 폭음 문화,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지방간 유병률이 30%를 넘어 급증하고있다. 사실 지방간은 관리를 잘하면 쉽게 낫는 가벼운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간염이나 간경화로 발전, 심한 경우 간암까지 진행된다. 
(기사 중에서...)

2000년 경희대학교병원은 1990년대 그 병원에서 간경변증을 진단받은 1,157명의 원인을 발표했습니다. 
비알코올성 간경변은 없거나 있더라도 '기타 원인' 1%에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증가한다고 해도 그로 인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은 좀 과해 보입니다.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구요. 



비알코성 지방간염에서 전격성 간염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정말 심했다

압권은 2월 16일 보도된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만성피로와 함께 간 수치가 정상 범위를 약간 웃도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가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기사 중에서...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2/15/2011021502190.html)
전경성 간염은 급성 간손상에 의해 간의 기능이 제대로 히루어지지 못하여 1-2개월안에 사망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사망률은 원인에 따라 40-80%정도에 이르며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일 정도로 무서운 병입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2004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전격성 간부전으로 입원환 환자 60명의 기록을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이전에 B형, C형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간경변 및 간암환자를 배제했습니다. (한국인에서 전격성 간부전의 임상적 특징 및 예후 인자.대한간학회.2004.)
결론은... 이 연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으로 전격성 간부전이 오신 분은 없었습니다. 

아산병원도 2005년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전격성 간부전 환자 119명의 원인을 분석해서 발표했는데요.(전격성 간부전의 원인, 임상양상, 사망예견인자-이식센터가 있는 한 3차 의료기관의 사례.대한간학회.2005.)
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감염 28명(23.5%), 약제 34명(28.6%), 기타 원인 21명(17.6%)이었으나,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36명(30.3%)로서 가장 많았다. 
역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진짜 치료법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과 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치료는 간단합니다.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죠. 
과체중으로 인한 지방간질환에서는 체중을 줄이는 것(복부 지방을 줄이는 것)이고 
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서는 술을 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체중을 줄이지 않고 뭘 먹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치료하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기본은 체중감소, 식이요법, 운동이며 약물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입니다. 


요약하면 
1. 우루사의 주성분인 UDCA는 아직 비알코올성 지방 간질환 치료제로 인정받지 못했다. 

2. 고용량을 복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연구와 그렇지 않다는 연구들이 함께 발표되고 있다. 

3. 이 연구들의 UDCA용량을 대웅제약이 보도자료를 뿌린 '우루사 연질 캡슐'로 복용하려면 하루 약 40캡슐을 복용해야 한다. 

4.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인 '우루사 연질 캡슐'은 고용량을 복용할 수 없으며 UDCA 단독 성분인 우루사정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ps. 대웅제약은 우리나라 제약업계 3위의 기업입니다(녹십자, 동아제약에 이어. 2010년 3분기까지 매출 5015억원). 
일반인을 호도할 수 있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굴지의 제약회사가 할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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