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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치료제인 푸제온이 비싸 사먹을 수가 없다는 기사가 여러차례 나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2004년 로슈에서 에이즈치료제로 허가받은 푸제온은 정부와의 가격협상이 결렬됩니다. 로슈는 한 병에 43,234원을 요구했는데 정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는 24,996원으로 결정했습니다(연간 약 1,800만원). 로슈는 이에 반발해 약을 공급하지 않고 있고 환자들은 이 약을 구입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일단 연간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야 하고(아마 3,000만원 가까운 돈이 들 것입니다)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입된 약을 사야 하기 때문에 절차도 복잡합니다. 현재 로슈는 30,940원까지 주장을 낮춘 상태입니다.




2,200만원 vs 1,800만원

로슈가 주장하는 가격은 연간 2,200만원, 정부가 주장하는 가격은 연간 1,800만원입니다. 실재 판매되었을 때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의 차이는 어떨까요??

답은 '전혀 없다'입니다.
왜냐... 에이즈치료제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약값을 전액 부담합니다.

시민단체들은 “‘한국로슈는 인간의 고귀한 생명과 건강을 소중히 여긴다’고 말한대로 제약기업의 제 1의 목표는 환자의 생명권이다”면서 “로슈사의 인터뷰 내용은 푸제온 한병당 3만원으로 구매할 능력이 없는 환자들은 푸제온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http://www.kukinews.com/life/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920926133&cp=nv 

위  뉴스기사는 사실이 아닙니다. 어떤 시민단체가 실재 저렇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에이즈환자들은 로슈의 최조 주장인 4만3천원, 보건복지부가 고시하 2만4천원, 로슈의 현재 주장가격 3만원 중 어떻게 결정이 되건 부담하는 가격은 같고 다만 국민건강보험재정의 지출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니 '돈이 없는 환자들은 죽으란 말이냐...' 란 말은 하지 마세요....

로슈의 주장과 보건복지부의 주장은 환자 1명당 연간 400만원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이 약이 필요한 환자가 얼마일까요? 한 기사를 보니 한국에이즈학회의 추정으로 88명에서 138명이라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의 부담 차이가 연 3억5천만원에서 5억5천만원이군요....

로슈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옥신각신하며 4년간 약의 공급이 안되게 하고 있습니다.

푸제온의 기사들은 거의 모두 환자를 볼모로 약을 공급하지 않는 제약회사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이윤을 중시하는 제약회사라지만 생명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냐는 거죠... 그런데 연간 5억 정도의 재정을 아끼기 위해 4년동안 약의 공급이 되지 못하게 한 또 다른 당사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탓하는 기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윤이 아닌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할 보건복지부가 5억 을 아끼기 위해 4년동안 약의 공급을 실직적으로 막고 있다고 할 수는 없나요?


신문을 통해 시민사회단체들의 성명서를 볼 수 있습니다.

로슈는 살인을 그만두고 푸제온을 공급하라!
http://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18138

푸제온의 '혁신적 신약, 필수약제 여부'검토에 대한 환자,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http://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55

두번째 성명서에는 '보건복지가족부는 책임을 회피하지 마십시오'라는 단락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격을 올려서라도 판매가 가능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로슈를 압박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필수의약품의 특허를 무력화하는 '강제실시'를 시행하라는 주장을 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단 한번도 '강제실시'를 한 적이 없습니다. 국민보건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기는 합니다만 그것이 실재 가능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현실적인 방법이냐? 그건 자신할 수 없다는 것이죠.... 

제 머리로는 왜 환자단체들과 보건시민단체들이 한국로슈 앞에서만 시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보건복지부 앞에서 연간 5억을 더 들여 우리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주장할 수는 없는 건가요??

국민건강보험재정을 아끼기 위한 숭고한 마음이라면 존경해 마지 않겠습니다.
제가 환자라면 국민건강보험재정 따위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니까요. 제 목숨이 더 소중하지 않겠습니까?
 - 2008년 국민건강보험재정은 6조7천억원입니다.


강제실시가 필요한 제도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시행가능한 대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영국과 같은 전국민 무상 의료서비스를 지지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단기간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되지 않고 이것이 가능하다는 전제로 활동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재정을 아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이 그들의 임무이니까요. 그러나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입니다. 여러 이해집단의 주장을 조율하는 것이 정부인 보건복지부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조율이 안된다고 '그럼 말자'라고 말하는 것은 별로 좋은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제가 본 기사 가운데 보험재정부담을 지적한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딱 한 줄 언급하고 있습니다.

약이 있는데 왜 죽어야 합니까. 한겨레21.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3570.html


 

댓글
  • 프로필사진 두빵 부족한 건강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긴 하겠지요.

    딴 이야기지만, 제가 진료하는 데에 있어서도 그런 경우 많이 있습니다. 건강보험에서는 절대 줄수 없으니 니네(의사)들이 손해봐라...이런 식이죠.

    서로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갔으면 합니다.
    2008.10.28 00:35 신고
  • 프로필사진 윤구현 비뇨기과 보험급여기준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릅니다만
    어느 과나 고충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할 부분인데 그 '어느 정도'가 어디까지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돼요...
    2008.10.28 16:10 신고
  • 프로필사진 양깡 안녕하세요? 예전에 웨비나때 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008.10.28 10:49 신고
  • 프로필사진 윤구현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
    친히 댓글까지... 감개무량하데요...
    2008.10.28 16: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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