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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랑동우회와 카페-만성 간염에 걸린 사람들, 만성B형간염환우회에는 종종 제픽스나 헵세라, 바라크루드 같은 약을 판매하거나 구하는 분들의 글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양도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지난 10월 초 한 의료전문지가 간사랑동우회에서 이들 약이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간사랑동우회라고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기사 내용과 스크랩된 이미지를 보면 쉽게 간사랑동우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사에 삽입된 이미지 - 해당 기사가 보도된 이후 약 판매, 구입에 대한 글은 모두 삭제하고 있습니다. 


제픽스나 헵세라, 바라크루드와 같은 약을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기사에 나온 것처럼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먼저 이들 약은 꼭 써야 할 때만 써야 하는 약입니다. 동어반복입니다만 만성B형간염 보유자 가운데 일부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만 이들 약을 써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쓰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보통 HBV DNA가 상승하고 간수치(AST, ALT)가 80 이상 상승했을 때 치료를 시작합니다만 간수치가 상승하더라도 일시적인 상승이나 B형간염이 아닌 이유로 상승했을 때는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를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도 3개월 간격으로 HBV DNA와 e항원 검사 등을 통해 내성이 생겼는지, 적절한 중단 시점은 언제인지, 약의 반응이 낮아 다른 약으로 교체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 경과를 봐야 합니다. 
만약 처방을 받지 않고 약을 구입하면서 진료와 검사를 소홀히 한다면 내성이 생긴 것, 약을 끊을 적절한 시점, 부작용 등을 알 수 없습니다. 


기사에서는 환자들 사이에서 불법적으로 약이 거래되면서 가짜 약이 유통될 우려가 있다고 했습니다만 실제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소위 ‘해피 드러그’라고 불리는 발기부전치료제(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탈모치료제(프로페시아 등), 비만치료제(제니칼, 리덕틸 등)를 제외하면 가짜 약이 문제가 된 적은 거의 없습니다. 
해피 드러그가 아닌 약 중에서는 2005년 고혈압치료제인 노바스크의 가짜 약 유통이 적발된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때는 약도매상을 통해 약국으로 유통되었습니다. 

  
 
처방량이 많은 고혈압, 당뇨병 치료제나 만성B형간염치료제는 가짜 약 시장이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녀야 하기 때문이고 약이 보험적용 되면 비용 부담이 작기 때문에, 그리고 환자들이 이들 약을 처방 받기 위해 병원 가는 것을 꺼릴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가짜 약을 팔아서 얻는 이익이 적습니다. 발기부전 치료제나 탈모 치료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고 가격이 비쌉니다. 또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를 만나 처방 받은 것을 귀찮아 하거나 꺼리는 일이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복용을 하는 것도 아니죠. 

그러니 가짜 약의 유통을 우려하는 것은 좀 과한 반응입니다. 
 

게시글에 나타난 약을 사고 파는 이유


올해 간사랑동우회에 올라온 약 판매와 구입에 대한 글은 모두 13건입니다. 이중 구입을 원하는 글이 2건, 무상 양도나 판매를 원하는 글이 11건이었습니다. 
만성B형간염치료제가 중단 없이 최소 3~5년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약인 것을 생각하면 의사의 처방 없이 다른 환자에게 약을 구입해서 복용하는 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간사랑동우회가 ‘B형간염 환자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 사이트’이고 더 큰 커뮤니티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터넷 상의 다른 공간에서 약을 구입해서 쓰지는 못할 것입니다. 


약을 판매하는 분들의 이유를 보면 
  • 급여 기준에 맞지도 않고 치료 가이드라인 상으로도 약제 복용이 불필요한데 의사의 처방으로 약을 구입한 후 잘못된 처방인 것을 알고 복용하지 않거나 중단한 경우
  • 내성이 많은 약에서 내성이 적은 약(예를 들어 제픽스에서 바라크루드0.5mg)으로 또는
  • 약제 부작용(예를 들어 레보비르에 의한 근무력증)으로 약을 중단하거나 바꾸는 경우, 
  • 약제 내성으로 약을 바꾸는 경우, 
  • 간이식 후 약을 교체한 경우
등의 이유로 약이 남아서였습니다. 

약을 구입하시는 분들은 
이유를 적은 분들은 모두 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구입하는 분들이었습니다.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이유는

현재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두 개 함께 복용하면 비싼 약 하나만 보험적용이 됩니다. 
또 불가피하게 비급여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분들이 더 있는데요. 현재 보험급여 기준은 복수나 황달 등 증상이 있는 중증 간경변(비대상성간경변)이나 간암이 있는 분들 역시 간수치(AST, ALT)가 정상 상한치 이상 상승해야 보험급여가 적용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심한 질병이 있는 분들은 급여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기다리지 못하고 비급여로 치료를 시작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현재 만성B형간염치료가이드라인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와 간암환자는 간수치(AST, ALT)에 상관없이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급여기준이 의학적 필요성을 따르지 못하는 것이죠. 
그리고 약을 분실한 경우, 장기간 해외에 나가는 경우 등도 있었습니다. 약을 분실하거나 출국하면 보험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치료가이드라인과 맞지 않는 보험급여 기준


2007년 대한간학회 만성B형간염치료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치료 대상입니다. 붉은 색으로 표시한 경우는 보험급여가 되지 않습니다. 
치료 대상

[권고 사항]
증식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는 치료 대상이 아니고, 만성B형간염에서는 간기능 이상이 있어도 HBeAg 혈청전환 가능성이 있고 일시적인 AST/ALT 증가 후 정상 AST/ALT로 안정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경과관찰 후 항바이러스제 투여 여부를 신중히 결정한다(III).

● HBeAg 양성 만성 간염
혈청 HBV DNA ≥ 20,000 IU/mL이며,
  1. AST/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인 경우 HBeAg 혈청전환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3-6개월 경과관찰 후 치료 여부를 고려한다(II-2). 단, AST/ALT 증가와 함께 황달이 발생한 경우는 즉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III).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여 치료를 권장한다(I).
  2. AST/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미만인 경우 추적 관찰하거나, 필요한 경우 간생검을 시행하여 중등도 이상의 염증괴사 소견이나 문맥주변부 섬유화 이상의 단계를 보이는 경우는 치료를 권장한다(I).
● HBeAg 음성 만성 간염
혈청 HBV DNA ≥ 2,000 IU/mL이며,
  1. AST/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으로 증가되어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권장한다(I).
  2. AST/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미만인 경우, 간생검을 고려하며 간생검에서 중등도 이상의 염증괴사 소견이나 문맥주변부 섬유화 이상의 단계를 보이는 경우는 치료를 권장한다(I).

● 대상 간경변증(HBeAg 양성 또는 음성)
혈청 HBV DNA ≥ 2,000 IU/mL이며,
  1. AST/ALT가 정상 상한치 이상인 경우는 치료를 고려한다(II-2).
  2. AST/ALT가 정상인 경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III).

● 비대상 간경변증(HBeAg 양성 또는 음성)
혈청 HBV DNA가 양성이면 AST/ALT에 관계없이 치료를 시작하며 간이식을 고려한다(II-3).

이렇게 일부 비급여로 B형간염치료제를 복용하면 비용은 어떻게 될까요? 
 
제픽스+헵세라 30일 – 149,295원
제픽스+부광 아데포비어(가장 많이 쓰이는 복제약) – 132,654원
제픽스+녹십자 아뎁세라(가장 저렴한 복제약) – 100,956원
 
바라크루드1mg+헵세라 – 231,723원
바라크루드1mg+부광 아데포비어 – 176,253원
바라크루드1mg+녹십자 아뎁세라 – 130,233원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보다 적게는 월 5만원, 많게는 월 12만원의 차이가 있습니다. 수년 이상 복용하는 환자로서는 결코 작은 비용이 아닙니다. 

간경변, 간암환자는 산정특례제도로 의료비를 지원받습니다. 건강보험급여 항목은 환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액이 각각 10%, 5%로 줄어듭니다(원래는 30%). 그러나 비급여 항목은 이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이것은 일정액 이상은 환자가 부담하지 않는 본인부담상한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약값을 10배 더 지불하는 간암환자들


간암환자가 바라크루드1mg과 헵세라를 30일간 먹을 때의 비용은 182,996원입니다만(바라크루드1mg 5% 본인부담, 헵세라 비급여) 만약 보험적용이 되여 두 약 모두 보험급여가 되면(5%본인부담) 월 약값은 18,408원입니다. 10배 비싸게 약을 구입하는 것이죠. 


항암제보다 비싼 만성B형간염치료제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은 가장 대표적인 표적항암제인데요. 보험급여가 되지 않으면 30일 약값이 최대 3,998,520원이 듭니다. 보험급여가 되면 이중 95%를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하고 5%는 제약회사가 지원합니다. 환자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신장암은 넥사바라는 표적항암제를 쓰는데요. 보험급여가 되지 않으면 30일 약값은 2,752,440원이고 환자는 이중 5%인 137,622원을 부담합니다. 
암환자보다 B형간염환자의 약값이 더 많이 듭니다. 


환자간 약 거래는 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


만성B형간염과 같은 만성질환에서 환자들간에 전문의약품을 거래하거나 양도하는 것은 건강보험적용이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수년 이상 복용하는 질병은 이런 경로로 안정적으로 약을 구할 수 없습니다. 의사의 처방으로 약국에서 구입하는 것 중간중간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의학적 타당성이 맞도록 건강보험적용이 된다면 환자들이 굳이 불편과 불안감을 감수하고 약국에서 구입하는 것과 같은 가격의 약을 불법적인 경로로 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래는 작년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역시 환자간에 거래되는 약에 대한 기사입니다. 


한 달 약값이 300만원이었던(현재는 보험급여가 되어 약 144만원) 간암치료제 넥사바가 환자들간에 거래, 양도된다는 내용입니다. 기사의 내용은 워낙 고가의 약이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는 것이었죠. 약을 드시던 분이 사망하거나 약제 부작용으로 더 이상 복용할 수 없는데 한달 치 약이 남았고 환불도 불가능 한데 옆 자리에 입원한 환자가 한 달에 300만원을 주고 약을 사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아마 거의 모든 사람은 합의된 가격으로 판매할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약을 한 달에 137,622원에 구입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1년 후 이 돈을 모두 환급 받을 수 있는 신장암환자라면 어떨까요? 불법으로 구매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럴 이유와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처방약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러나 사실을 지적하는 것과 함께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도 함께 밝히는 것이 언론이 할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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