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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초 대한간학회는 “2011 만성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2004년과 2007년에 이어 개정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만성B형간염의 진료와 치료 뿐 아니라 B형간염의 가장 최신 지식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차차 정리해 보겠습니다만 오늘은 가이드라인에 대한 언론의 보도들을 간단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선호되는 1차 약제와 선호되지 않는 약제를 뚜렷하게 구분하였다는 점입니다. 2007년 개정 당시에도 치료제들을 나열만했을 뿐 당시 미국과 유럽의 가이드라인과 같이 선호되는 약과 그렇지 않은 약을 구분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비판이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 : GSK ‘제픽스’, 시장퇴출 수모 겪나? 메디컬투데이. 2007-9-15.

저 개인적으로는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었고 몇몇 기자들에게는 이유를 말씀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개정에서 사용을 권장하는 1차 치료제는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 페가시스이고
권장하지 않는 약은 제픽스, 레보비르, 세비보입니다.
제픽스와 세비보는 내성률이 높다는 이유로, 레보비르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용이 권장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재미있는데요….

다만 부광약품 측은 향후 나올 가이드라인의 레보비르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6일 전화통화에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대로 세비보와 제픽스의 경우 내성문제로 1차 약제 권고사항에서 빠졌지만 레보비르는 임상 데이터 부족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현재 마케팅부서에서 장기 임상 데이터를 준비하는 등 학회 보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련 자료를 제출해 앞으로 나올 가이드라인에서는 신뢰성을 높여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광 B형간염 국산신약 ‘레보비르’ 직격탄 – 판매중단 아픔 아물기도 전에 간학회 가이드라인서 제외. 데일리메디. 2011-12-7. 


우선 제픽스의 경우 장기 치료 시 내성 발생률이 높다고 나타났다. 즉 단기간 치료 목적을 제외하면 사용이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세비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레보비르의 경우에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장기추적 관찰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 국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글로벌 신약으로 자리잡는 국산 신약의 자존심에 소정의 타격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의견이니만큼 향후 개선의 여지도 존재해 부광약품으로서는 추후 장기 임상에 대한 데이터 보고와 같은 조치를 통해 레보비르에 대한 신뢰성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관건이 된 셈이다.

가이드라인 ‘후폭풍’, 제픽스. 레보비르 등 영향 얼마나. 메디컬투데이. 2011-12-7. 


상대적으로 높은 내성율이 문제가 된 제픽스와 세비보는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내성을 낮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때문에 가이드라인 변화에 대응하는 제약회사의 입장은 레보비르가 주로 언급되었습니다.
위 두 기사는 모두 부광약품에서 가이드라인에서 지적한 장기 데이터 보고를 발표하겠다고 답을 했다고 하였는데…..

과연 할 수 있을까요??

자료가 없다는 장기데이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2년, 3년 내성율에 대한 자료입니다.
레보비르는 2007년 2월 1일부터 보험등재 되어 처방이 이루어졌습니다. 2011년 12월 1일을 기준으로 출시된지 4년 10개월이 된 약입니다. 그런데… 신뢰할 수 있는 내성율 데이터가 하나도 없습니다. 가이드라인을 볼까요?

내성 발생 빈도에 대해 한국에서 주로 초록 형태로 발표되었는데, 48주에 약 1.3-7.5%, 72주-96주에 1.6%-14.5%, 2년 치료에 24.4%로 연구 결과마다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는 이전에 라미부딘 투여 병력이 있는 환자가 각 연구마다 일정 수 포함되어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 (가이드라인. 31쪽)


보시다시피… 가이드라인에서 인용된 연구들은 부광약품이 진행한 전향적 임상시험이 아닙니다. 레보비르를 처방한 의료기관에서 보고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임상대상자가 엄격히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러한 결과는 제약회사의 비용으로 이루어지는 장기 임상연구로 확인이 됩니다. 또 이런 연구들은 출시 전에 시작됩니다. 출시 2년 된 약이면 이미 2~3년 결과가 발표되어 의사와 환자에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바라크루드는 2005년 3월 미국에서 허가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2007년 1월부터 시판이 되었습니다. 현재 바라크루드는 6년 내성율이 발표되었습니다.
비리어드는 2008년 8월 미국에서 허가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출시 예정입니다. 현재 비리어드의 내성율은 약 3년(144주)결과가 발표되었고 e항원 혈청전환율은 약 4년(192주)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레보비르는 2007년 2월에 나왔지만 e항원 혈청전환울과 같은 치료 결과는 최장 약 1년(48주)만 발표되었습니다. 먹는 항바이러스제의 내성이 1년 안에 나타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실제 내성율을 알 수 있는 전향적 연구 자료는 없습니다.

기사에서는 부광약품에서 이후 장기 치료 데이터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만 기자라면 의문을 가져봐야 합니다.

그런 연구가 있다면 왜 지금껏 발표하지 않았나요?

레보비르의 데이터 부족은 처음 지적된 것이 아닙니다. 이 약을 처방하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회사측에 직, 간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했고 2009년에는 이 내용이 대한간학회지에 논문으로 실리기도 했습니다.

“논평 ; 만성B형간염 환자에서 클레부딘 치료”
이 논문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결론적으로 클레부딘은 강하고 지속적인 항바이러스 효과로 가능성이 있는 항바이러스제이지만 아직까지 내성 발생률이나 근병증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않으므로 다수의 환자들 대상으로 이에 대한 장기적이며 정확하고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 논문의 결론이 한 간전문의의 의견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이 논문을 쓰신 분이 2007년 가이드라인 제정 위원회 위원장(논문의 교신저자)이시라는 사실입니다.

레보비르의 자료부족은 2007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지적되었습니다. 

레보비르는 향후 장기 임상연구 결과, 약제내성, 다른 항바이러스제와의 비교임상 및 약물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469쪽)
당시 인터뷰에는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간학회 이관식 학술이사는 “레보비르 효능을 참고할만한 데이터는 30mg을 24주 투여한 임상과 24주 30mg 투여 후 24주 동안 10mg를 투여한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레보비르가 완벽한 약물은 아니지만 현재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포함시켰으며 추후 보완된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 레보비르에 대한 효능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임상 부족한 '레보비르' 학계 신뢰는… 출시 8개월만에 10%대 점유…간학회 “효능 확인 미지수”. 데일리메디. 2007-11-22.  

기사에 언급된 '추후 보완된 임상 데이터'는 결국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며칠 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가이드라인도 개정에 1년이 소요되었습니다. 제약회사들은 당연히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들을 정리하고 제공할 것입니다. 지금 준비해서 제공할 수 있는 자료를 짧게는 1년, 길게는 지난 4년 동안 방치하고 있었다면 담당 임직원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레보비르의 장기 데이터는 당연히 이미 발표되어야 했고
2년 전 위 논문이 발표되었을 때라도 준비해서 발표 되어야 했습니다.
자료가 있었다면 최소한 가이드라인 제정 과정에서라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 모 대학병원 교수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레보비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자료가 발표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이런 생각을 가진 교수님들이 많다면 레보비르의 처방이 다시 늘기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래는 12월 12일 모 기사에 나온 레보비르의 매출 추이입니다.

▲ 레보비르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출처 : 부광약품 신약 '레보비르' 돌파구는 있나? 이데일리. 2011-12-12.

 


ps. 가이드라인 개정이 제픽스와 레보비르에 미치는 영향을 '제픽스는 미미, 레보비르 타격, 바라크루드 호재'로 정리한 아래 기사가 상황을 잘 분석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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