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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는 각각 2008년 1월과 2월에 보험등재 된 만성B형간염치료제입니다. 기존 제픽스, 헵세라밖에 없었던 먹는 간염치료제 시장에 함께 나타나 선전을 하고 있는 약들입니다.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가 발매 초기부터 많이 쓰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기존에 쓰인 제픽스에 비해 내성률이 많이 낮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픽스는 비교적 높은 내성률을 빼면 부족한 것이 별로 없는 약입니다.

zeffix-100mg
10여년간 사용해왔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바이러스 억제 능력도 좋고 제픽스로 치료받은 환자들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약을 먹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간경변증과 간암의 발병률이 절반 이하로 낮았습니다. 또 장기간 복용하면 간조직소견도 개선됩니다. 가격이 좀 비싸지만 그래도 새로 나온 약들에 비하면 절반 가격입니다. 임신 중에도 초기가 아니면 나름 고민해서 쓰고 있고 소아에게도 처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픽스는 내성률이 낮지 않습니다. 바라크루드는 낮은 내성률로 제픽스에 불만이 많던 틈새를 파고 들었습니다. 레보비르도 국산 약이라는 장점으로 그리고 임상시험 결과 내성이 나타난 환자가 없다는 것을 무기로 시장에 잘 안착했습니다.

 Baraclude

하지만!!
바라크루드의 내성률은 낮습니다만 제픽스를 썼던 환자들에서는 내성발생률이 증가합니다. 우리나라는 제픽스를 썼던 환자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이건 중요한 문제입니다. 또 경쟁사에서는 바라크루드의 임상시험에서 내성환자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켜 내성률이 낮게 나오도록 조작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약회사인 한국BMS제약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중도 탈락한 환자들을 검사한 결과 내성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clevudine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는 문제가 더 큰데요.... 부광약품은 레보비르 발매초기 내성률 0%라는 기사를 많이 내보냈습니다.
레보비르와 제픽스의 1년간 비교임상에서 레보비르 내성환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 임상시험에서 레보비르를 먹은 환자는 26명뿐이었습니다. 내성률을 운운하기에는 대상이 너무 작았습니다.
그 전에 발표한 자료는 6개월간만 투여한 임상시험이었기 때문에 내성이 나타나기에는 투여기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또 제픽스와 교차내성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사실은 그런 임상시험을 안했습니다) 꽤 많은 환자들이 제픽스를 먹다 내성 가능성이 더 낮다는 이유로 제픽스 내성이 없는 상태에서 레보비르로 약을 바꿨습니다.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의 낮은 내성률을 강조한 이런류의 기사입니다. =>'레보비르'바라크루드'·, 내성 발현 낮아
당시 두 약 임상시험의 문제를 지적한 것은 이 기사 뿐이었습니다. => 바라크루드-레보비르 "이제는 내성 전쟁"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는 2년가까이 써오고 있습니다. 몇십, 몇백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과 많게는 수 만명을 대상으로 처방하는 것은 다른 일이죠. 역시 예상했던 대로 내성환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레보비르는 위 기사에서처럼 내성률 0%를 강조하고 한 달쯤 뒤인 2008년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 5명의 내성환자가 보고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내성률 0%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4명은 제픽스 복용력이 있는 환자, 1명은 초치료한 환자) 


먹는 항바이러스제의 특성상 내성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빨리 나타나는지가 중요한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성률 0%를 강조했던 부광약품의 모습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새로운 고속도로를 뚫었는데 몇 달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가 없었다고 '이 고속도로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도로는 세상에 없다는 거죠.



자.... 이제 내성이 나타났으니 내성환자들은 다른 약으로 바꿔야하는데요. 대한간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는 바라크루드 내성에 헵세라와 테노포비어 투여를 고려할 수 있고, 레보비르 내성은 '이에 대한 치료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둘 다 뚜렷한 방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만 nucleoside analoge인 이 약들에서 내성이 생기면 일단 nucleotide analoge인 헵세라(또는 테노포비어)를 써야겠다... 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헵세라의 보험기준에는 레보비르나 바라크루드 내성에서 헵세라를 쓸 때 보험적용이 된다는 얘기가 없습니다.
약이름을 지정해서 라미부딘(제픽스)를 사용한 환자에서 내성이 생겼을 때 보험적용이 된다고만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 레보비르와 바라크루드 내성에서 이들 약을 썼을 때 보험적용이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이들 약에서 내성이 생겼을 때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면 헵세라 보험적용을 해주더라... 하는 제약회사 담당자와 일부 대학병원 선생님들의 말씀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모든 조직에서 이게 통할 것 같지는 않고 요양급여기준에 레보비르와 바라크루드 내성에 헵세라 보험급여가 된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2004년 헵세라가 처음 나왔을 때 제픽스 내성에 헵세라 보험적용이 된다는 것은 비교적 쉽게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제픽스와 헵세라가 같은 회사에서 나온 약이었거든요.
그러나 경쟁사의 약에서 내성이 생겼을 때 헵세라의 보험 적용을 해주자는 것은 헵세라의 제약회사인 GSK입장에서는 주도적으로 추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 보건복지부는 요양급여범위가 확대될 때 가격인하를 종용합니다. 경쟁사에 시장을 뺐기는 것도 열받는데 그 약 내성때문에 가격을 깍으라니 제약회사 입장에서 내키는 일은 아니라는 거죠....
또 레보비르와 바라크루드를 판매하고 있는 부광약품이나 한국BMS제약도 먼저 나서는 것 같지 않습니다. 숨기고 싶은 내성문제를 강하게 주장하고 싶지 않은가 봅니다. 또 가격인하 압력이 들어오기도 하구요.



어찌되었건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환자들입니다. 레보비르와 바라크루드를 쓰는 환자와 의사들은 두 회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쓰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그 수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자기 회사 약을 쓰다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보험적용을 받으면서 계속 약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최소한의 의무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이런 건 좀 알아서 해주면 안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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