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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제픽스가 처음 나오고 꽤 오랜 기간 약의 치료 효과를 비교할 일은 없었습니다. 비교할 약은 인터페론 알파 뿐이었는데 이 약보다는 좋은 점이 많았거든요. 또 서로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2004년 헵세라가 나왔지만 헵세라는 제픽스 내성에만 보험등재가 되었고 두 약이 같은 회사 제품이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2007년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가 출시되면서 각 제약회사는 자사 약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 비교논문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a라는 약을 만드는 A라는 제약회사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만 발표합니다. 의학논문에는 명목상으로라도 대부분의 비교 결과가 나오지만 의사에게 제공되는 홍보성 자료와 특히 언론에 배포되는 보도자료에는 자사에게 불리하거나 비교우위가 뚜렷하지 않은 내용을 종종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럼 약의 효과는 어떤 것을 기준으로 구분하게 될까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ALT(gpt)가 정상으로 내려가는 비율과 기간
2. HBV DNA가 내려가는 정도
3. HBV DNA가 음성기준(보통 300copies/mL)이하로 내려가는 비율과 기간
4. e항원이 음성으로 바뀌는(더불어 e항체가 생기는) 비율과 기간
5. 간조직검사에서 염증과 섬유화 소견이 개선되는 정도
6. 약에 더이상 효과를 보이지 않는 내성률
7. 약을 끊고 일정기간 이내에 재발하는 비율
8. 기타 등등 - 다른 약의 사용에 영향을 준다거나 환자의 다른 병에 끼치는 영향, 부작용 등


1. ALT(gpt)가 정상으로 내려가는 비율과 기간

흔히 간수치라고 하는 AST, ALT(got, gpt)가 상승했다는 것은 현재 간에 염증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이것이 정상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더 이상 염증괴사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간염'이라는 말 그대로의 의미를 생각하면 염증을 줄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만성간염환자는 간수치를 내리는 것이 시급을 다툴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또 간에 생긴 염증이 매우 중요한 간경변증 환자는 간이 손상되어도 ALT가 잘 올라가지 않습니다.

2. HBV DNA가 내려가는 정도

항바이러스제의 역할은 B형간염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약 복용 후 빠르게 HBV DNA를 억제한다는 건 이 역할을 잘 한다는 뜻입니다.
또 제픽스에서는 약 복용 초기 빠른 HBV DNA 감소는 장기적으로 좋은 치료효과를 예측하게 하는 지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장기적인 치료 효과는 아래 4번에서 말하는 e항원음전(또는 혈청전환)을 말합니다. e항원이 음성으로 바뀌는 것은 약을 끊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제픽스와 헵세라에서는 약 복용 6개월 동안 바이러스가 1/100이하로 감소하지 않으면 '일차 치료 실패'로 구분하고 약을 바꿀 것을 고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에서도 초기 빠른 바이러스 감소가 e항원 혈청전환과 관련있는지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또 '일차 치료 실패'의 기준이 제픽스, 헵세라와 같은지도 알지 못합니다.


3. HBV DNA가 음성기준(보통 300copies/mL)이하로 내려가는 비율과 기간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의미에서 위 2번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혈액에서 B형간염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다고 해서 약을 끊어도 될 정도라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e항원 음성 만성B형간염에서는 HBV DNA가 음성으로 내려가도 재발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4. e항원이 음성으로 바뀌는(더불어 e항체가 생기는) 비율과 기간

대한간학회의 만성B형간염치료가이드라인은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언제까지 먹을 것인지 권고한 내용이 있습니다.

'e항원이 음성이 되고 최소 1년이상 더 먹고 끊자.'

이것은 제픽스와 헵세라를 먹는 환자에서 얻어진 경험이며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는 언제 끊는 것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 약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e항원 음성 만성간염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래~ 먹어야할 듯 합니다.)

약을 중단할 때는 여러가지를 고려해야하지만 일단 e항원이 음성으로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이유는 다른 조건을 모두 만족하더라도 e항원이 양성이면 약을 중단했을 때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 e항원은 음성이 되었는데 HBV DNA가 양성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약 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 결과가 가장 중요합니다. 약을 평생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5. 간조직검사에서 염증과 섬유화 소견이 개선되는 정도

만성B형간염을 치료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만성B형간염이 간경변증과 간암의 중요한 이유이며 간경변증과 간암은 사망률이 꽤 높은 심각한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간경변증은 간단히 말해 간에 흉터가 심하게 쌓인 상태를 말합니다. 간염(간의 염증괴사)이 오래 되면 흉터가 쌓이게 되고 그것이 일정 정도를 넘어가면 간경변증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또 간암은 주로 간경변증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간경변증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간암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럼 간경변증으로 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간염을 치료하면 되는 거죠....

그동안 만성B,C형간염으로 간경변증이 되었다면 흉터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반면 알코올성 간경변증환자는 술을 끊었을 때 어느정도 간 조직이 좋아진다는 집니다. 그런데 장기간 항바이러스제를 써봤더니 절반보다 많은 수의 환자에서 흉터가 조금은 좋아진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분 모두는 피부에 크고 작은 흉터를 가지고 있으실 겁니다. 그 중에는 최근에 생긴 것도 있고 수십년전에 생긴 것도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흉터를 만져보세요. 좀 딱딱하기는 합니다만 흉터가 처음 생겼을 때보다는 덜하시죠?
간에 생긴 흉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심한 흉터라도 손상이 멈추고 시간이 오래 지나면 조금은 나아집니다. 비록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말이죠.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는 술을 끊으면 손상이 멈춥니다. 그러나 만성B형간염보유자는 ALT가 정상이라도 간염보유자가 아닌 사람보다는 간 손상이 더 있습니다. 항바이러스제를 먹으면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가 술을 끊은 것과 마찬가지로 손상을 줄일 수 있고 그 결과 흉터도 조금은 좋아집니다.


6. 약에 더이상 효과를 보이지 않는 내성률

먹는 항바이러스제의 단점 중 하나는 내성이 생긴다는 겁니다. 어떤 약은 내성이 안생긴다고 주장했습니다만 그건 불가능하구요. 당연히 내성이 잘 안생기는 약이 더 좋습니다.
또 하나의 약에서 생긴 내성은 다른 약의 내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약의 내성에 영향을 적게 주고 또 다른 약의 내성에 영향을 덜 받는 지도 중요한 비교대상입니다.


7. 약을 끊고 일정기간 이내에 재발하는 비율

어떤 병이든 성공적으로 치료를 끝냈지만 이후 재발하는 환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성B형간염치료제도 마찬가지인데요. 이상하게도 잘 언급되지 않습니다.


8. 기타 등등 - 다른 약의 사용에 영향을 준다거나 환자의 다른 병에 끼치는 영향, 부작용 등

만성B형간염환자라고 해서 다른 병이 없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중증간질환 환자에게 약을 쓰는 것은 더 조심스럽습니다.
먹는 만성B형간염치료제들은 대표적으로 신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신장질환이 있는 분들은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무엇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까? 대부분의 환자들은 가능한 빨리 약을 끊고 싶어합니다. 그러면 네번째에 말한 'e항원음전(혈청전환)율'에 주목하면 됩니다. '내성률'과 '재발률'도 많이 신경을 쓰시고 최근에 뉴스에 소개되어 환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조직학적 개선'도 상대적으로 주목할만 하겠죠?

다음 번에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어떻게 뉴스들이 일부만 강조하는지 글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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