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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 박기택 기자

간암은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특히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40~50대에서는 사망률이 1위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사망률이 2배 이상 높다.

때문에 간암 환자들은 암 치료비 뿐 아니라 소득상실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러 연구들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가장 큰 암으로 간암을 꼽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간암에 대한 예방·발견·치료에 인색하다.

간암은 원인이 뚜렷한 암으로 환자의 70~80%는 B형간염, 15%는 C형간염이다. 때문에 만성간염을 치료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간암 예방 및 조기 발견 방법이다.

하지만 만성질환인 만성B형간염은 치료 기간이 길 수밖에 없는데, 최근까지도 (약물)치료 기간에 제한이 있었다. 이 제한이 없어지는데 10년이 걸렸다. 또 약제 특성상 내성 발생이 우려돼 적잖은 환자들이 두 개의 항바이러스제를 함께 복용하는데, 현재 하나의 약만 보험적용 된다. 이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하는 간암환자에도 해당된다.

대한간학회는 40세 이상 간염보유자 등과 같은 간암 고위험군은 6개월에 한 번 복부초음파와 AFP(혈청태아단백)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복부초음파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대신 국가암조기검진사업에서 연 1회 복부초음파를 지원하고 있다. 권고대로 간암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나머지 한 번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2년에 1회만 지원했다. 검사 비용이 다른 암보다 보험재정에 더 부담을 주기 때문일까? 아니다. 일정 연령 이상은 모두 검진 대상이 되는 위암, 대장암과 달리 고위험군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6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해도 위암 검진 시 발생하는 재정 부담의 1/5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항암제 사용에 대한 차별은 더하다. 먹는 표적항암제인 소라페닙(상품명 넥사바)은 간암에 허가받은 유일한 표적치료제지만 약값의 50%만 보험급여되고 있다. 암 환자 중 간암 환자만이 (보험급여되는) 표적항암제를 약값의 50%를 내고 복용하고 있다.

문제는 같은 약이라도 간암 환자와 신장암 환자가 먹을 때 약값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산정특례제도에 따라 신장암 환자는 약값의 5%인 월 14만원에 소라페닙을 먹고 있다. 간암환자는 10배나 많은 월 147만원, 연 1,750만원을 내야 소라페닙을 먹을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원구원은 소라페닙을 신장암보다 간암에 썼을 때 더 비용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대한간암연구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소라페닙은 말기 간암의 비근치적 치료에서 근거순위 1순위이다. 소라페닙의 보험급여 제한이 의학적인 이유가 아닌 관심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물론 소라페닙이 모든 말기 간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때문에 3개월 간격으로 약제 반응을 평가해 급여 지속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약제 반응이 좋은 환자라도 1년이 지나면 무조건 급여 지원이 끊긴다.

암환자 본인부담이 5%로 줄어들면서 전체 암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크게 줄었다. 반면 일부 중증 암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더 커졌다. 비용이 적게 들고 생존율 개선은 두드러진 초기 암 치료에는 급여 적용이 쉬운 반면,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를 보기 힘든 말기 암 치료에는 쉽사리 보험급여가 인정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초기 암환자는 만성B형간염환자 보다 1년 치료비가 적지만, 말기 암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달라지지 않았다.

표적항암제들의 급여 등재 과정을 보면 일관된 기준이 있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듯하다. 환자들이 온라인으로 곱게 민원을 넣으면 들어주지 않으니 간염, 간암환자들도 다른 환자단체들처럼 공청회장에 난입하거나 보건복지부 앞에서 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된다.

2012-9-24 청년의사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20918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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