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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대한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간암은 전체 암 사망 원인 중 두번째이고 간질환은 전체 사망 원인 가운데 다섯 번째일 정도로 사망자가 많다. 그러나 사망통계는 암을 하나로 묶고 있기 때문에 간암을 포함한 간질환의 위험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간암과 간질환 사망을 포함하면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사망자가 많다.

중증질환인 간질환 대부분은 만성간염에서 병이 시작된다. 만성간염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나이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경제활동기의 환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참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환자들은 진료를 위해 반나절은 휴가를 내야하는 종합병원을 이용하기 어렵다.

멀리 다른 도시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진료받기란 더욱 어렵다. 20대의 젊은 환자들은 큰 병원을 이용할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지도 않다.

다행히 만성간염을 치료하는 데는 특별한 장비나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면 일차진료기관에서 진료받아도 괜찮다.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그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최근 일차진료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공청회가 열린 바 있으며, 지난달 정부 주최로 간담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일차진료 활성화를 중요한 이슈로 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는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때 약제비 본인부담을 올리고 경증환자의 입원 비중이 높으면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런데 당시 대부분의 환자단체들은 이 정책에 반대했다.

국민이야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으니 의료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반대할 수 있지만 의료기관을 자주 이용하는 환자들이 반대하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이런 의문은 여러 단체들을 만나면서 풀리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환자단체는 거의 모두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거나 희귀난치성질환 단체들이기 때문이다.

중증질환자들은 가벼운 증상에도 상급진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백혈병환자들은 감기에도 일차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병명을 모른채 여러 병의원을 전전하다 진단을 받게 된다. 또 질병에 따라서는 상급종합병원에서만, 그것도 한 두개 병원에서만 진료가 가능하기도 한다.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이 자신들의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제한할까 두려워하는 것, 자신과 같은 병을 가진 환자들이 진단을 받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것을 우려하는 것은 이들로서는 당연한 걱정이다.

만성간질환도 모든 일차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신약들이 많이 나왔고 진료 방법에 큰 변화를 겪은 것이 만성바이러스성 간염이다. 그러다보니 과거의 지식만으로 잘못된 진료를 하는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경험이 환자들에게 큰 병원을 선호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일차진료 활성화가 상급진료기관 이용시 환자의 부담을 올리거나 토요일 가산 진료 확대, 재진료 인상과 같은 일차의료기관에 주는 인센티브를 올리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급진료기관은 급성기,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곳으로, 일차의료기관은 경증질환과 만성질환을 담당하도록 역할을 나누도록 해야 한다.

환자들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일차의료기관의 문지기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중증질환, 희귀난치성질환자처럼 상급진료기관 이용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

대통령 선거 이후 이슈가 되고 있는 비급여인 선택진료비도 비슷한 문제이지 않을까. 선택진료가 필수인 중증환자를 선별하여 급여해주고 경증환자들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더 받는다면 보장성도 강화하고 의료자원의 낭비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원문링크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30404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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