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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5일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에서는 "기능성 주사제의 효능과 안전성, 사용에 대한 토론회"를 열어 무분별 하게 사용되는 기능성 주사제 사용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이 토론회는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건강정보분과위원회"에서 시행한 것입니다. 저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15명 위원 중에 의사 아닌 사람은 두 명이고, 저 말고 다른 한 분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님입니다. 


제가 주제발표를 한 것이 아니라 토론자로 갔기 때문에 전체 토론회 내용의 극히 일부만 다루었습니다. 



관련 기사가 여럿 올라왔으니 전체적인 내용은 다른 기사들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태반·백옥주사 효과 검증 안 돼…관련 논문 단 1편"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3/15/0200000000AKR20170315153600017.HTML?input=1179m


전직 대통령도 자주 맞았다는데, 기능성 주사제 효과 근거 부족하다니…의협 주최로 효능 안전성 토론회 열려…

복지부는 뒤늦게 '자율규제' 강조. 라포르시안 

http://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561



저의 초점은 기능성 주사제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은 실손보험의 역할이 매우 크며 실손보험에서 견제가 들어갔다는 것과 허가받은 용도 이외로 쓰는 것은 환자나 보험사가 이의제기를 하면 병원이 그 비용을 돌려줘야할 가능성이 있다.... 는 것입니다. 조심해서 쓰라고 약간 협박을 한 거죠... ^^*






의료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큽니다. 소비자인 환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작기 때문에 의사가 수요를 만들 수 있습니다. 효과가 적거나 부족한 것도 의사가 적극적으로 권하면 환자는 쓰게 됩니다. 


게다가 국민건강보험이 있어 보험적용이 되면 환자의 부담은 크게 줄어듭니다. 의사의 불필요한 권유가 효과를 발휘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환자쪽에서 의사를 견제합니다. 약이나 치료는 허가를 받아야 쓸 수 있고 허가받은 용도로만 써야 합니다. 보험적용이 되려면 급여 기준을 만족해야 합니다. 





보험적용이 되면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의사나 병원이 더 적극적으로 권하기 쉽고 환자도 덜 필요해도 약이나 치료를 받으려 할 수 있습니다. 

보험적용이 되면 환자가 5~50%를 부담하고 나머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가격을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결정하니 가격을 낮게 책정합니다. 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연구한 결과를 보면 건강보험적용이 되는 항목은 의료 수가가 원가의 75%라고 하였습니다. 

의사나 병원은 여기서 나는 손해를 벌충하기 위해 비급여를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이 연구에서 비급여의 수가는 원가의 190%였습니다. 

그런데 비급여인 필수 의료가 늘어나면 국민들의 반발이 생깁니다. 그 결과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의 "4대 중증질환 100%보장" 같은 것이죠. 위 표에서 식대는 급여가 되었고, 선택진료도 크게 줄었습니다. 보험적용이 안되는 상급병실도 절반 정도로 줄었습니다. 




2006년 본격적으로 실손보험의 역할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환자와 국민건강보험 공단, 둘이 의료비를 부담했는데 실손보험이 생기면서 여기에 '민간보험사'라는 비용 부담 주체가 생깁니다. 

2016년 6월 기준 3,300만명이 가지고 있으니 환자, 장애인, 노인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손보험이 비용 부담을 하니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항목도 가격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습니다. 




가격 부담이 줄어 의료를 더 많이 이용하면서 실손보험의 지출이 많아지고 그 결과 보험료가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많은 실손보험이 20%가 올랐습니다. 1년에 20%가 오른 것입니다. 작년에도 이정도 올랐습니다. 




이렇게 보험료가 크게 오르니 정부(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가 나섰습니다. 작년 12월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방안"이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지금처럼 오르면 10년 뒤 보험료가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가입자의 의료 쇼핑이 심하다고 분석하고 있고요.... 




예시된 사례를 보면 꽤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기능성 주사제 사용을 자제하자는 결의를 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의료 행위라는 것이죠. 




이번 개선 방안의 목표는 딱 두 가지 입니다. "도수치료"와 "기능성 주사제"입니다. 이 둘만 빼면 보험료가 25% 줄어든다고 합니다. 암보다 도수치료, 기능성 주사제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문제인 거죠. 




그러나 이런 개선안은 한계가 있습니다. 올 4월 이후 계약에만 해당됩니다. 이미 가입할 사람은 다 가입했으니 당장 변화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기존 계약을 새로운 상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갱신될 때 보험료 부담이 큰 사람들이 점차 바꿔 나가기는 할 겁니다. 시간이 걸립니다. 




이런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면 결국 의료계 전체에 가해지는 압박이 커집니다. 

국민들이 비급여 진료비가 문제라고 주장하니 정부는 비급여를 통제하는 제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종합병원 이상은 홈페이지에 비급여 진료비를 공시하게 되습니다. 전에는 병원마다 분류하는 기준이 달라 환자들이 비교하기 어려웠는데 작년부터 코드를 표준화해서 비교하기 쉽게 바뀌었죠. 

민간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해주기를 바랍니다. 의료기관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거든요. 당장은 정부와 의료계가 반대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몇년 전부터 자동차보험은 민간보험사가 아니라 심평원에서 심사합니다. 과거처럼 나이롱환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off-label 사용은 약이나 의료기기를 허가받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리어드는 미국에서 2002년에 에이즈치료제로 허가받았고 B형간염치료제로 허가받은 것은 2008년입니다(역시 미국에서). 우리나라였으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비리어드를 B형간염환자가 쓸 수 없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의사가 무료로 약을 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오프라벨 사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개별 보험사가 허가하면 쓸 수 있어요.  

임상시험은 아주 많은 돈이 듭니다. 특허가 만료되어 어느 제약회사건 생산할 수 있는 약은 추가적은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제약회사의 임상시험을 근거로 나도 약을 만들 수 있으면 내가 돈 들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특허가 만료되고, 저렴한 약은 불가피하게 허가를 받지 못한 목적으로 써야할 때가 있습니다. 임상시험을 하기 어려운 소아, 임산부, 수유부 등에 대한 사용도 그렇습니다. 이런 것은 제한적으로 허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량이 많고 수익이 많이 나는 분야라면 오프라벨 사용을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위 세 가지 상황에서 약이나 치료를 한 것을 "임의 비급여"라고 합니다. 임의비급여는 원칙적으로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임의비급여로 써야할 때가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만든 기준이 위 세 가지입니다. 

기능성 주사제를 치료 목적으로 쓰는 것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미용이나 웰빙 목적으로 쓰는 것은 애초에 건강보험과 상관없기 때문에 제한이 없다고 합니다. 





2009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임산부를 대상으로 태동검사라는 것을 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과거에는 허가받은 검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산부인과에서는 널리 했었고 효과가 인정되어 보험적용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허가 받기 전에 했던 태동검사였어요.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검사를 할 수는 있지만 환자에게 비용을 받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러나 비용을 받았었죠.... 

민원을 넣으면 검사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엄마들 사이에 났습니다. 아주 많은 산모들이 민원을 넣어 산부인과들이 거액을 돌려줘야 했죠. 불필요한 검사도 아니고 지금은 허가를 받은 검사인데 허가가 늦어지는 바람에 병원들이 큰 피해를 봐 문제가 된 사건입니다.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능성 주사제도 같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겁나면 허가 사항 외로 쓰지 많아야죠.... 



참고로... 이슈가 된 기능성 주사제는 보톡스,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동안주사), 히알루론산(물광주사), 티옥트산(신데렐라주사), 글루타치온(백옥주사), 자하거(태반주사), 글리시리진(감초주사), 푸르설티아민(마늘주사), 히알루로니다제(브이라인주사) 등입니다. 


허가받은 용도로 쓰이는 것은 1%도 안되고 대부분 허가사항 외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자하거, 글리시리진, 푸르설티아민은 만성간질환에서 간기능 개선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만 간질환 환자에게 이 약을 처방하는 대학병원은 제가 알기로 없습니다. 

그리고 쓰는 건 좋은데 병원이 마진을 너무 많이 남깁니다.... 도매가와 주사를 맞는 동안 병실료를 생각해도 병원 수익이 너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사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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