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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의사 집은 무의촌이다'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오래 살지만, 의사가 하는 대로 하면 오래 못 산다'


개그맨 박명수씨가 급성A형간염으로 입원했다는 기사가 지난 주말 쏟아졌습니다. 평소 '구글 뉴스 알리미로 '간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뉴스를 받고 있는데 지난 주말은 박명수씨 기사만 들어올 정도였습니다.

박명수씨 부인은 다들 아시다시피 의사선생님입니다. 몇달전부터 A형간염에 대한 주의가 있었고 백신 접종을 꼭하라는 경고가 있었는데 그냥 넘어가셨나 봅니다. 박명수씨와 비슷한 나이대의 A 형간염 항체 양성율은 90%이상이라고 여겼으니 그럴만 합니다. 특별히 A형간염에 관심이 있는 의사선생님이 아니면 소홀히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 발표에 의하면 생각보다 높지 않았습니다. 30대가 38.8%, 40대가 85.2% 이니 40대 초반인 박명수씨가 A형간염 항체가 있을 가능성은 절반을 조금 넘는 거죠.

(박명수씨 부인이 운영하는 의원과 같은 건물에 서울에서 간염환자가 제일 많다고 할만한 내과의원이 있습니다. 원장님은 대한의사협회에서 만든 '급성A형간염대책위원회'에도 참여하는 분입니다. 역시 등잔밑이 어둡습니다....)


40대 A형간염환자를 봤을 때 의사선생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곱게 자라셨군요....'입니다.
A형간염은 수인성 전염병입니다. 음식을 통해 전염이 되기는 하지만 A형간염환자와 같이 밥 먹는 것보다는 A형간염환자가 음식을 조리하거나 A형간염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 등으로 끓이지 않는 음식을 만들었을 때 감염이 일어납니다.

A형간염은 환자의 대변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 대변에 오염된 지하수로 끓이지 않는 음식을 할 때(채소를 씻는 등의), A형간염환자가 대변을 본 후 손을 깨끗이 씻지 않고 음식을 조리할 때, A형간염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지고 그 손을 입으로 가져갈 때 전염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어렸을 때 '흙 좀 먹었다. 지하수를 먹었다, 집에서 인분을 거름을 주면서 농사를 지었다, 집에서 요강을 썼다, 푸세식 화장실을 썼다...' 는 분들은 대부분 항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흔 정도인 분들이 이렇게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곱게 자란 것이죠. 서른 여섯인 저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지하수, 푸세식 화장실을 썼습니다. 흙장난도 꽤 한 것 같네요.

박명수씨가 늘 말씀하는 공병 주우러 다니는 모습을 생각하면 A형간염 항체가 있으셨을 것 같은데... 부인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러나 최근의 A형간염 발병현황을 보면 나이가 많다고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50대 이상은 95%이상이 A형간염 항체를 가지고 있지만 A형간염에 걸렸을 때 증상이 더 심합니다. 질병관리본부의 보고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전체 A형간염환자 가운데 40대 이상이 12%에 이릅니다. 지금까지 40대 이상은 A형간염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검사를 할 필요는 있는 것이죠.

소아보다 40대 이상에서 더 많이 감염되느냐? 그건 아닐 겁니다. 실재 A형간염바이러스 감염은 소아에서 더 많이 발생하겠지만 소아는 대부분 감기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잘 안되었을 것입니다.


그간 A형간염에 대한 글을 몇 번 썼고 간사랑동우회에서 전체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A형간염접종 비용이 성인 기준으로 14만원 정도 드는데 A형간염에 걸릴 가능성도 낮고 걸려도 그렇게 위험하지 않는데 굳이 비싼 돈 내고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저도 A형간염항체검사를 하라고만 말씀드리고 정작 하지는 않고 있어 할 말은 없습니다만
A형간염은 1% 미만에서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빠집니다.
백신을 맞아야하는 더 일반적인 이유는.... 입원으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손실입니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A형간염에 걸린 사람의 10-30%는 입원 치료를 요하고 결근하는 기간은 평균 27일이었습니다.

아파서 결근을 해도 유급휴가로 처리할 수 있는 분이야 별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한 달 동안 일을 못하면 자영업자는 꽤 큰 타격이 될 수 있구요. 요즘 같이 고용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한 달 동안 회사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 꽤 불안한 일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한 부서에서 서너 명의 직원이 함께 한 달 간 결근하면 업무가 마비될 수 있습니다.

박명수씨도 소득이 적지 않은 연예인인데 한 달간 쉬었을 때 경제적인 손실을 생각하면 꽤 큰 손해를 본 것이죠.

삼성 라이온스는 선수 두 명과 구단 운영팀 세 명이 A형간염에 걸려 전 구단이 부랴부랴 예방접종을 했습니다. A형간염으로 입원을 했던 환자들은 몸이 완전히 회복되는데 6개월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A형간염으로 입원했던 선수가 한 두 달 안에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만약 야구단에서 주전 선수 서너명이 A형간염으로 입원해 서너달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마 시즌을 접어야할 겁니다.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동부 프로미나 KCC 이지스는 백신 접종을 했나 모르겠네요...)


그러니... 미루지 말고 30세 미만은 검사없이 예방접종, 30세 이상은 항체검사 후 예방접종 받으세요. 그런데 어쩌죠? 전국적으로 A형간염백신이 동이 났습니다. 운이 좋으면 근처 내과, 소아과에 백신이 남아 있을 것이고 없다면 가을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박명수씨의 쾌유를 빕니다.

지난 4월에 해피투게더에서 간염을 소재로 개그를 하시다가 사과하는 일이 생겼는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죠. 바로 사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잘 몰랐던 일이었을테니까요. 간염을 소재로 적절하지 않은 방송을 하고 사과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도 많습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윤구현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나니 박명수씨가 퇴원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다행입니다. 퇴원했다는 얘기는 앞으로 위험한 상태로 갈 것 같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조금 전에 본 기사를 보니 오늘 평소 진행하던 2시의 데이트와 전화연결에서 역시 경제적 손해가 크다고 하셨다네요.

    "일주일동안 방송을 쉬면 (소득에서) 타격이 큰데 오죽하면 못나갔겠느냐. 정말 몸이 안 좋다. 집이랑 병원이 가까워 집에서 쉬면서 통원치료를 하려고 퇴원했다. 많이 좋아진 건 아니지만 처음보다 좋아졌다"
    http://news.mk.co.kr/se/view.php?year=2009&no=371584&sID=507

    빨리 방송에서 다시 뵈었으면 합니다.
    2009.07.07 16:21 신고
  • 프로필사진 박성용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오래 살지만, 의사가 하는 대로 하면 오래 못 산다'
    -> 이거 최고인데요 :-)
    2009.07.08 00:04
  • 프로필사진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운영자중 한 분인 김창섭선생님 홈페이지에 있는 글입니다...

    거의 모든 의사선생님이 공감하시겠죠? ^^*
    2009.07.08 10:52 신고
  • 프로필사진 위장효과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오래 살지만, 의사가 하는 대로 하면 오래 못 산다'

    =>절대적 진리입죠.
    (담배는 안하지만 술은 좋아하고 운동은 가끔 생각나면 하고...=>제 야그입니다)

    오죽하면 "의사의 평균 수명은 일반인보다 5년 짧고, 외과계 의사의 평균 수명은 다른 의사들보다 5년 짧다" 이런 말도 있겠습니까.

    더운데 수고 많으십니다^^.
    2009.07.08 14:33
  • 프로필사진 윤구현 제가 과음할 때가 드물게 있는데
    모두 의사선생님들과 만날 때입니다.
    저에게 폭탄주 주시던 분도 있었다는 ^^* (유명한 간 전문의이시죠...)

    대한간학회가 과음하기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술 만으로는 간이 안 망가진다는 것을 너무 잘 아시는 분들이라...

    저는 시원한 에어컨 나오는 곳에서 꼼짝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더워요. ^^*
    2009.07.08 16:28 신고
  • 프로필사진 늑대별 트랙백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시지요?...^^ 저한테 최근에 입원하신 40후반의 남자환자도 입원 오래하면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너무 걱정이 많으셨지요. 할 수 없이 황달이 떨어지지 않는데 알부민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다는 걸 핑계로 퇴원시켜드렸습니다. 사회적인 비용이 엄청난 질환입니다. 2009.07.10 00:11
  • 프로필사진 윤구현 친히 이 썰렁한 블로그에 오셨네요... ^^*

    김창섭선생님이 A형간염대책위원회 다녀오셨는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06년부터 코호트연구를 하는데
    결론은 전국민 접종이 비용효과적이지 않다고 나왔다고 합니다.

    백신은 올 해 작년에 비해 3배가 수입되었는데 품귀된거래요... 어쩔 수 없었던 거죠...
    새 백신은 아직 기약이 없구요...

    아무튼... 연봉 좀 되는 분들은 백신접종이 100번 낫다는 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저는 연봉이 낮아서 그냥 있어요... -_-
    2009.07.10 11:30 신고
  • 프로필사진 까그 동은안났듯요 저오늘가서 맞고왔어요
    항체가없다해서
    2014.01.1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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