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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10회 간의 날입니다. 
간의 날 기념 포스트.... 

이명박 대통령이 한 때 간염을 앓았다는 사실은 지난 대선 기간 여러 차례 뉴스에 보도 되었습니다.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손수 장어를 잡아 간염을 고쳤다고 여러 차례 인터뷰 하였습니다. 






이병박 대통령의 자서전인 "신화는 없다" 의 '만성간염과 싸우다'(2008년 판 263쪽)라는 장을 보면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신화는 없다 - 10점
이명박 지음/김영사


정리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이던 1977년 11월 말 극심한 피로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간염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1978년 2월 24일 서울대병원의 김정룡 박사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간수치(got, gpt)는 900을 넘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김정룡 박사는 입원과 휴식을 권했지만 회사일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합니다. 

1985년 다시 한 번 크게 악화되기도 했고 

1988년 드디어 간기능이 정상을 찾았습니다.  

1990년 B형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s항체 양성이 되어 더 이상 간염도 아니고 간염보유자도 아니라고 판정받았다고 합니다. 

s항체가 양성이라는 것은 B형간염에 면역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후 평생 B형간염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고 예방주사를 맞거나 급성 B형간염을 앓고 나았을 때 s항체가 생깁니다.
s항체가 양성이 되면 s항원도 음성이 되는데요.  s항원이 음성이면 B형간염보유자가 아니라고 보게 됩니다. (s항원이 음성이 된다고 모두 s항체가 양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성 B형간염 보유자에서 s항체가 생기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2007년 대한간학회 만성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매년 0.5~2%에서 s항원이 음성이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s항원이 음성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간질환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성B형간염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간염을 올해 앓게 되면 간에 흉터가 쌓여 간경변이 될 수 있고 간경변이 있으면 간암이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 흔하지는 않지만 B형간염은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간암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성 HBV 감염자에서 HBsAg 혈청소실은 연간 0.5-2%의 빈도로 나타난다. HBsAg이 소실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여전히 간질환이 잔존할 수 있고 간암도 생길 수 있다.

대한간학회 만성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 2007.
 


이런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B형 간염바이러스가 모두 없어졌다고 해서 그동안 간에 생긴 흉터가 없어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피부에 생긴 흉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심한 흉터는 피부 손상이 없어진 후에도 꽤 오랜 시간 그대로 있고 많은 경우 평생 없어지지 않습니다. 간암은 간에 생긴 이런 흉터에서 보다 잘 생깁니다. 

두 번째 s항원이 음성이라고 해서 모두 B형간염바이러스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매우 드물지만 B형간염바이러스가 그대로 남아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최근 적십자에서는 외부 용역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검사상의 미비로 매년 1117명의 B형간염 보유자 혈액이 수혈용으로 출고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004년 이후 수혈로 인한 감염사례가 없다고 추가 보도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이 연구를 보면 대상이 되었던 12,461개의 샘플 가운데 1건에서 s항원 음성, s항체 양성이면서 HBV DNA가 양성인 혈액이 발견되었습니다. 
무슨 뜻이나면 s항원 검사에서 음성이지만 실재로는 B형간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B형간염보유자라는 것이죠.

더 엄격한 검사 즉, 간염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있는 간조직에서 B형간염바이러스를 찾아내면 이 s항원이 음성이라고 해도 B형간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이 발견됩니다. 

s항원음성-c항체양성 : 16명중 9명(56%) 
s항원음성-s항체양성-c항체양성 : 26명중 8명(31%)
s항원음성-c항체음성 : 2명(14%)
 - c항체 양성이라는 것은 이전에 B형간염바이러스에 한 번 이상 감염된 적이 있다는 뜻입니다. 

HBsAg 음성인 간질환 환자에서 간조직내 HBV DNA의 검출. 대한간학회. 2006

보통 낮은 농도의 B형간염바이러스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본인에게 질병을 일으키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 감염 시킬 가능성도 실재로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러나 확률은 낮지만 안전을 장담 할 수는 없습니다. 

작년 발표된 논문이 있는데요. 
s항원이 음전된 35명을 30년간 추적하니 4명에서 간암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입니다(10명의 백인과 25명의 아시아인).
"Development of Hepatocellular Carcinoma After Seroclearance of Hepatitis B Surface Antigen"


s항원이 음성이 되었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설명을 들은 1990년에는 이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수 십년간 만성B형간염보유자였다 s항원이 음성으로 바뀐 분들에게도 이런 안내를 하는 의사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제도 s항원이 음성이 된 간염보유자였는데 간암이 발병하여 현재 투병 중이신 분과 통화를 했죠....  


대통령 주변에는 의사선생님이 많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됩니다. 
그러나 본인이 과거 병력을 충분히 말하지 않으면 간암 조기발견을 위한 검사를 할 수 없습니다. 만성간염을 극복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의사에게 말하지 않게 됩니다. 
또 s항원 음전이 되어도 여전히 B형간염보유자일 수 있다는 사실은 간전문의나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면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6개월마다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한 AFP와 복부 초음파를 받으셔야 합니다. 여전히 s항원 양성인 사람보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간염보유자가 아니었던 사람에 비해서는 간암의 가능성이 훨씬 높거든요. 
그리고 HBV DNA 검사도 한 번은 받아보세요... 

가능하다면 정기적으로 "역동적 조영증강 전산화단층촬영(dynamic contrast-enhanced CT)"도 받으세요. 일반적인 CT와 다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보험기준 상 이들 검사는 보험적용이 안되십니다... 
일반적인 검사상 B형간염보유자가 아닌데 AFP와 HBV DNA 검사는 보험적용이 안되고 
간염보유자라고 하더라도 복부 초음파는 보험적용이 안됩니다. 
AFP와 복부 초음파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데 CT를 찍는 것도 보험적용이 안됩니다..
물론 대통령은 이런 제약을 안 받겠지만요... 


누구든 건강 비결을 물으면 나는 간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의학적으로 특수 체질이기 때문에 간염을 물리친 것이라고 간단히 설명되겠지만, 나는 그렇게만 이해하지 않는다. 일에 몰두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는 일 때문에 살기도 했지만, 그 일이 내 목숨을 살려 주기도 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국가 원수로 있으면 국민들이 힘들어집니다. 
의학적인 치료가 아니라 개인의 노력으로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의학적인 접근(예방과 치료)은 통계적으로 국민 보건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일을 열심히 해도 B형간염을 극복하지 못하고 간경변을 앓고 있는 유명한 기업인도 있어요... 모두 알만한 분인데 아마 그 분이 일을 열심히 안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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